김종우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 관장
김종우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 관장

매일 아침 코로나 확진자 수를 확인하며 때로는 안도의 한숨을, 때로는 걱정과 우려의 한숨을 쉬며 2020년 한해를 보냈다.

특히 작년 12월부터 확산된 지역 감염으로 의료기관과 병상 부족이 사회적으로 대두되는 가운데 전염병 대응을 위한 공공의료를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은 총 221개소로 전체 의료기관의 5.5%, 병상은 9.6% 수준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다.

의료보험 제도가 도입된 1977년 이후 44년간 건강보험 등 공공재원은 계속 증가했으나 공공병상 비중은 감소하고 그 자리를 민간의료가 담당해왔다.

그동안 경제적 논리 속에서 공공의료를 민간의료의 보조적 수단으로 인식해온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한국의 공공의료기관은 OECD 평균 10분의 1수준으로 사회보험방식의 의료보험제도를 가진 독일(40.7%), 프랑스(61.5%)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심지어 공적 의료보장이 취약하다고 평가받는 미국(23.0%)보다도 낮다. 민간이 의료 공급을 주도하는 구조에서, 병원은 대도시에 집중되고 지방은 필수 의료서비스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연일 대규모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는 의료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수도권에서조차 확진자가 병상 대신 집에서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실정이다.

공공의료기관 확충은 감염병 대응을 위해, 병상확보가 소위 돈벌이가 되지 않는 사회적 취약계층의 치료, 시민의 건강증진사업과 지방 중소도시의 필수의료 제공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사실 공공의료의 필요성은 2013년 진주의료원 폐쇄,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사회적 논의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메르스의 종식과 함께 흐지부지되다가 이제 코로나19를 겪으며 다시 반복되고 있다.

공공의료가 활성화되면 사람들은 어느 지역에 살든지 필수의료 서비스를 적기에 받을 수 있고 지역 간 의료서비스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의료기관의 시설·장비 개선 등을 통해 국내 의료산업 발전과 보건의료 분야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또한 활성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공공의료 활성화로 의료서비스 시장 내 영향력이 높아지면 그 지역의 민간의료기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은 물론 정책집행 비용의 감소와 국민의료비의 절감을 가져올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고 국민건강증진에 이바지할 공공의료 확충에 과감한 투자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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