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SK가 지난 2019년 이후 1년 여 만에 두 번째 총수 간 만남을 가졌다. 최정우 포스코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이 함께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희망나눔 도시락’을 전달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이 장면은 아마도 두 기업의 역사에 기록될 인상적인 순간이 될 것이다.

이날 행사는 최태원 회장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포스코가 운영해 오던 무료급식소를 도시락 배달로 전환해 운영하는 것에 힘을 더한 것이다. 최태원 회장이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 같은 양질의 도시락을 취약계층에게 전하자”고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로는 이날 행사가 지난 2019년 최정우 회장의 초청으로 최태원 회장이 포스코 직원을 대상으로 ‘기업시민’ 특강을 한 것에 대한 화답의 성격이라지만 상징적 의미가 크다.

세계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메가트렌드로 ‘ESG(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가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 기업 총수의 행보가 주목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전통적 방식과 달리,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SG 등의 비재무적 요소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두 총수의 이날 행보는 사회적·윤리적 기업 가치를 높이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 것으로 최태원 회장이 취임 이후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중시해 왔고, 최정우 회장 역시 취임 이후 ‘기업 시민’이라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지향점이 같다.

두 총수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업 대 변화에 대비한 협업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1일 SK이노베이션이 현대자동차와 20조 원 규모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서 포스코와의 관계도 더욱 기대가 크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산업과 포스코케미칼의 이차전지 소재산업이 협업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두 총수의 이번 봉사활동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사업 파트너로서 상생 협업 관계를 형성하는 윈윈의 모범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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