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예스치과(blog.naver.com/omscomaeng1)

예스치과 박광진 원장
예스치과 박광진 원장

“이가 아프지는 않은데 흔들려서 치과에 갔더니 뽑으라고 했어요.” 다른 치과에서 이를 뽑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확인하러 오셨다고 하시는 환자분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씀 하십니다. 통증이 없는데 뽑아야 할 만큼 심각한 정도까지 진행되는 질병, 잇몸병 또는 풍치로도 불리는 치주염 입니다.

치주염은 세균에 의해 발생되는 치아주위조직의 염증성 질환입니다. 치아주위조직이란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잇몸과 내부의 잇몸뼈, 주변의 인대나 결합조직 등을 모두 포함합니다. 세균이 원인이므로 같은 냄비에 국을 먹는 행위나 아기들에게 먹던 음식을 주는 것, 혹은 칫솔을 같이 쓰는 일은 가족 내에서 전염을 유발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치주염으로 발치 후 임플란트를 식립 한 경우 해당 부위에 임플란트 주위염이 나타나는 빈도가 높은 이유 역시 치주염 유발 세균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초기 치주염은 단순히 잇몸이 붓고 피가나는 정도에서 그칩니다. 잇몸 관리나 치료 없이 방치되는 경우, 혹은 노화에 의해 자연스럽게 진행되면 치아가 많이 흔들리거나 씹을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약해지거나 심한 경우 그냥 치아가 빠지기도 합니다.

치아주위조직에서 감각전달은 주로 치주인대라고 하는 부위에서 일어나는데 이 부위의 신경세포들은 신경전달 속도가 느리고 둔한 통증을 전달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치아주위조직에서 많은 손상이 발생하더라도 약간 묵직한 정도의 통증이 서서히 나타나서 크게 불편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거의 치아를 발치해야할 정도로 치주염이 진행되면 치아의 흔들림과 통증이 진행되고, 해당부위의 염증에 의한 심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비포장길에 넘어져서 상처가 났다고 가정을 해 봅시다. 가장 처음에 해야 할 것은 상처에 있는 흙과 돌, 이물질을 물로 씻어내는 것이겠죠? 그리고 상처를 소독한 후 봉합을 하거나 연고를 바르고 상처가 낫기를 기다릴 것입니다. 이물질들을 깨끗하게 제거하지 않고 가만히 두면 상처가 제대로 낫지 않고 덧나서 고름이 잡히거나 심하면 주변조직이 괴사될 수도 있습니다.

잇몸치료의 과정 역시 비슷한 개념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습니다. 치아 주변에 남아있는 치석이나 음식물이 상처에 남은 이물질이라고 생각하시면 좀 더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잇몸치료는 치아에 붙어있는 모든 이물질을 제거하고 주변 잇몸에 자라난 염증조직 역시 같이 제거하는 것입니다. 치아와 잇몸을 사정없이 긁어내야 해서 마취를 하고 치료를 진행하며 한 번에 전체를 다 하기는 힘들고 여러 번에 나누어 진행합니다.

넘어져 생긴 상처는 치료를 위해 붕대를 감거나 밴드를 붙여서 새로운 오염을 막을 수 있지만 입 안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때문에 잇몸치료는 환자 스스로의 관리에 따라 치료 후의 결과에 차이가 많이 납니다.

치주염 환자 중 많은 분들이 잇몸약만 먹고 증상이 줄어들었으니 괜찮다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물질 제거 없이 염증만 가라앉히는 것은 오히려 나중에 더 큰 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 간단히 잇몸치료로만 끝날 수 있는데 약만 먹고 방치하면 나중에는 결국 증상이 더 악화되고 이를 뽑을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잇몸치료를 통해 사라져버린 치아주위조직을 되돌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한 번 없어진 치아주위조직은 재생되기 어렵습니다. 잇몸치료의 목표는 그래서 현재 남아있는 잇몸뼈를 유지하고 염증을 없애 잇몸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법랑질기질유도체를 이용하거나 인공뼈 이식을 통해 치아 주위조직을 재생시키는 시도를 해 볼 수 있으나 제한된 상황에서만 사용 가능한 방법입니다.

치료 후 관리에는 환자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양치질만으로는 치아 사이나 잇몸 주변을 완벽하게 관리할 수 없으므로 치실이나 치간칫솔, 혹은 워터픽과 같은 보조용품을 꼭 사용해야 합니다. 스스로 청소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치석이나 이물질이 남아있을 수 있으니 정기적으로 치과에 방문하여 스케일링을 하거나 잇몸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흡연은 치주염을 유발하는 간접적인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잇몸치료 후 회복을 더디게 합니다. 임플란트 식립이 실패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도 흡연이 지목 됩니다. 따라서 치주염 환자의 경우 가능한 금연을 권유 드립니다.
 

포항 박광진 예스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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