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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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머신 스타트 버튼을 누른다.
길이 열린다.
나무도 사람도 산도 구름도 없다.
오직 길,
혼자 걸어야 하는 길이다.
내장된 외로움이 스르르 열린다.
외로움은 길이 된다.
내가 달리면 외로움도 달리고
외로움이 걸으면 나도 걷는다.

주어진 시간이 다할 때까지
외로움은
나와 함께 걷는다.


<감상> 외롭지 않기 위해 우리는 수다를 떨고 수없이 문자를 보낸다. 세상의 흐름에 자신만 제외되고 있다는 고립공포감을 떨치기 위해 상품을 구매하고 주식에 뛰어든다. 애초에 러닝머신에 오른 것처럼 출발과 끝은 혼자였다. 곧 출생도 혼자였고 죽음을 감당할 몫도 혼자이다. 하여 외로움을 떨치기 위해 몸부림칠 일이 아니다. 외로움이 길을 만들었기에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과거 잘 나갔다고 남을 탓할 일도 아니요, 스스로 외로움을 탓할 일도 아니다. 그냥 생이 다할 때까지 고독과 함께 걷다 보면 자신의 삶을 성찰하게 될 것이다.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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