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말이 현실화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다, 수도권 쏠림현상까지 겹치면서 지역 대학이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 대학들이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대입 정시모집에서 영·호남지역 대학 10곳 중 8곳의 경쟁률이 3대 1을 넘지 못했다. 이 같은 경쟁률은 수험생 1명이 3회 중복지원이 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미달이라는 것이 입시 기관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지방대학이나 전문대학은 폐교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경북과 대구지역 대학은 올해 정시 모집에서 경북대와 영남대, 계명대가 3대 1의 경쟁률을 겨우 넘겼다. 대구대(1.8대 1)·대구가톨릭대(1.97대 1)·대구한의대(1.98대 1) 등은 1대 1의 경쟁률을 간신히 넘겼다. 하지만 수험생 1명이 3회 중복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시 경쟁률이 2.5~2.7대 1 정도 돼야 1대 1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경북과 대구지역 많은 대학들이 사실상 정원미달인 셈이다.

지역 전문대학 정시모집에서도 학과별 미달 비율이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경쟁률도 2대 1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다 보니 지역의 대학들이 자구책의 일환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코로나 여파로 이마저도 어려운 지경이다. 이 때문에 지역 대학가에서는 ‘정원미달 쓰나미’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모집 등록을 마감한 지역 대학의 수시 모집 역시 미달사태였다. 경북대는 수시에서 3342명을 선발한 가운데 등록한 인원은 2722명으로 등록률 81.5%였다. 계명대는 올해 3634명 모집에 3369명이 등록, 지난해보다 등록률이 5%p 가까이 감소한 92.7%다. 영남대도 3522명 모집에 3201명 등록, 등록률은 90.9%이며 지난해 93.4%보다 2.5%p 낮아졌다.

그나마 이들 3개 대학은 등록률 하락이 10%를 넘지 않았지만 대부분 대학이 10%p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가대는 지난해 90.8%의 수시 최종 등록률을 보였으나 올해는 83%, 경일대는 87.5%에서 81.1%, 대구대는 91.5%에서 76.5%, 안동대는 79.3%에서 64.9%로 떨어졌다.

위덕대는 81.5%에서 66.4%로 급감했으며 일부 대학들은 등록률 공개를 꺼리는 등 등록률 감소가 심각한 지경이다.

이렇게 절박한 지경이지만 교육부 차원의 대책도, 대학 자체의 뾰족한 대책도 없이 지역 대학들이 공멸의 길을 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를 탓하기에 앞서 정부와 대학 스스로 이 같은 심각한 문제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고민했는지를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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