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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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떨어져서 아픈 마음보다 저를 응원해주시고 매일 문자투표, 하트 보내주신 팬분들의 마음이 아플까 봐 걱정입니다. 바르고 착한 어른으로 커서 마음을 치유하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팬 여러분 감사합니다.” TV조선 ‘미스트롯2’에서 대국민 투표 부동의 1위였지만 준결승에 진출하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신 전유진(포항 동해중 2)이 인스타그램에 자필 편지와 함께 심경을 올렸다.

전유진은 대국민 인기 투표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처음부터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 미스트롯2 1회 때부터 “전유진은 모든 참가자들이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는다”고 사회자가 소개했을 정도다. 한 심사위원은 실수만 없다면 결승까지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4일 방송된 준결승 진출을 위한 본선 3차전 2라운드 ‘에이스전’에서 전유진이 예상을 깨고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포항의 딸 전유진 미스트롯2 우승가자’ 등 길거리에 플래카드를 내걸며 응원했던 전유진의 고향 팬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기까지 했다.

시청자들도 전유진의 탈락이 믿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럴 거면 대국민 투표는 왜 하는 거냐”, “대국민 투표는 밑밥이었나? 조작 방송 같다”, “유진이가 잘못해서 떨어진 게 아니라 잘못된 경연방식과 심사위원에 문제가 있다.” 등의 반응이다.

이런 분노는 당연한 것이다. 국민투표에서 부동의 1위인 가수가 준결승에도 진출하지 못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트롯은 대중과 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하는 대중가요다. 전유진의 탈락은 대중의 의사가 철저히 무시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런 불합리한 결과에 대해 전유진은 자신의 아픈 마음보다 팬들의 마음이 아플까 봐 먼저 걱정했다. 또 착한 어른으로 커서 마음을 치유하는 노래를 부르겠다는 포부를 다졌다. 팬의 마음을 먼저 어루만지는 아름다운 승복이다. 전유진이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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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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