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감염원 될까 '전전긍긍'

사방기념공원 인근에 위치한 유명 커피숍 내부 모습.황영우 기자


명절마다 연례행사였던 민족 대이동 설 풍속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고향 방문에서 동해 바닷가 등 유명관광지 여행으로 대폭 바뀌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미준수로 인한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코로나19 누적확진자가 8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설 연휴 간 동해안 숙박업소 대부분의 예약이 마감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동해안 지역 숙박업계 등에 따르면 동해안 주요 관광 명소 인근 숙박업소의 연휴 간 예약이 모두 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호텔과 리조트 등은 이번 주말 예약도 자리가 다 찼다.

특히 포항과 경주 등 경북 동해안과 수도권 관광객이 몰리는 강원도 동해안의 유명 호텔과 리조트 등이 예약 만원을 이뤄 감염원이 될까 봐 방역 당국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경주 보문관광단지 유명 호텔들이 코로나 부진을 털고 산 명절 특수를 누리고 있다.

경주 라한호텔과 소노벨경주, 한화콘도 등은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되는 11,12일은 예약이 80~90% 수준에 이르고 있다.

포항지역 동해안지역 펜션업소 10곳을 상대로 전화 문의한 결과, 연휴기간 동안 예약이 끝난 상태였다. 상황이 다소 나은 캠핑장 역시, 예약률 80% 이상을 보이고 있다.

S리조트 강릉 및 양양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S리조트 관계자는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설 연휴 동안에도 호텔 쪽은 예약이 모두 끝났고 리조트 일부 객실만 소량 남아있는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6일 영일대 해수욕장에 자리잡은 차박족 모습.황영우 기자
코로나19의 전파가 야외, 특히 바닷가 등지에서는 바람의 영향으로 약해진다는 얘기가 시민들 사이에서 ‘정설’로 자리잡고 있어, 이미 동해안 남쪽인 포항 등지에서도 호텔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포항 유명호텔 역시, 전체 객실 430실이 모두 주말부터 예약 완판됐다.

이처럼 시민들의 설 연휴 기간 선택지의 핵심은 ‘여행’이 됐다.

정부와 지자체는 코로나 19 확산이 줄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변화가 자칫 코로나19 재유행의 확산으로 번질까 봐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설 명절 풍속도에도 변화를 줬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가 설 연휴 귀성길 자제를 요청하고 있어, 시민들의 이동 목적이 자연스레 ‘여행과 관광’으로 옮겨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사회현상 속에서도 대다수 시민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실상 효과가 없는 것이라고 질타한다.

무엇보다도 단속주체가 불분명하고 실제 단속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크다.

6일 포항 바닷가 인근의 대형 커피숍 매장 내부에는 이미 메뉴 선정을 위해 늘어선 대기 줄은 물론, 자리에도 손님들이 가득했다.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쉽게 목격됐지만, 자리마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켜지지 않았다.

시민 한 모(60·포항시 지곡동)씨는 “5인 이상 모임 제한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거의 의미가 없다”며 “감염된 사람과 언제 같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라고 지적했다. 업주 A씨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실시하려 해도 장사하는 우리 입장상 손님들에게 일일이 지적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규제를 너무 하면 이렇게라도 오는 손님마저 끊길까 봐 두렵다”라고 하소연했다.

황영우 기자
황영우 기자 hyw@kyongbuk.com

포항 북구지역, 노동, 세관, 해수청, 사회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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