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전·월세 대출 확대·분할상환 전세대출 활성화 추진도
최고금리 인하 후속조치로 20% 초과 대출 '갈아타기' 지원

청년층의 내집 마련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40년 동안 나눠내는 만기 40년짜리 초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가 올해 안에 나온다. 현행 최장 모기지인 35년짜리보다 만기가 5년 더 긴 것으로 기존 정책모기지를 이용할 수 있는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우선 시행된다.

오는 7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인하되는 것과 관련해 시행일 이전에 20% 초과 대출을 받은 차주에게 대환상품을 한시적으로 공급한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올해 금융소비자국 중점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금융위는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만기가 최장 40년인 주담대를 우선 도입해 매월 갚은 원리금 상환 부담을 축소할 것이라며,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등의 전산 개발을 거쳐 정책모기지에 우선 도입할 것이라 밝혔다.

이용 계층은 보금자리론 등 현재 운영 중인 다른 정책금융상품과 같을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론은 소득 연 7000만 원 이하, 주택가격 6억 원 이하 등의 조건에 부합할 때 받을 수 있다. 같은 요건을 충족하는 청년과 신혼부부가 초장기 정책모기지도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도입 시기와 관련, 이수영 금융위 가계금융과장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올해 안에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조속히 도입해 많은 청년과 신혼부부가 정책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주금공은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30년 만기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한 바 있다.

이 과장은 “초장기 모기지 공급의 전제조건은 고정금리로 장기 자금조달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주금공의 30년물 MBS가 발행될 때마다 2∼8배의 응찰률을 보이는 등 자금조달에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청년 전·월세 대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만 34세 이하 청년에게 2% 초반 금리로 7,000만 원 이하의 보증금과 월 50만 원 이하의 월세를 지원하는 상품이다. 금리는 시중 평균금리(2.66%)보다 저렴한 2.18%이다.

현재 4조1000억 원으로 정해진 공급 한도를 상반기 중에 폐지해 청년층 수요에 맞춰 충분히 공급하고, 1인당 이용 가능 한도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보증료는 0.05%에서 0.02%로 낮출 계획이다.

분할상환 전세대출도 활성화한다. 전세 기간 대출 이자만 갚는 기존 방식과 달리, 원금도 일부 갚으면 만기상환 때 비과세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융위는 주금공 외에 민간보증기관(SGI)까지 분할상환 전세보증을 공급하고, 은행별 비대면 채널로 확대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또 주택연금을 활성화하고, 신탁업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당국·업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규제 개편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코로나19로 휴·폐업했다면 업력과 상관없이 대출 상환유예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한다. 현행 ‘업력 1년 이상’ 조건을 삭제한 것이다.

오는 7월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앞두고 저신용자 신용대출이 위축되는 등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도 마련한다.

서민금융상품 ‘햇살론17’의 금리 인하 폭을 검토하고, 금리 20%를 넘는 대출은 갈아탈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특례상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설계해 공급하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을 다양화하고, 서민대출 우수 대부업체에는 혜택을 주기로 했다.

검·경·특사경이 대대적인 단속을 하고, 탈세 이득은 박탈한다. 불법추심 차단을 위해 채무자 대리인을 선임하고, 최고금리 초과 지급 이자 반환 소송을 위한 변호사를 지원한다.

작년 3월 도입 이후 12월까지 채무자대리인은 893건, 소송대리 22건이 지원됐다. 소송대리 중 8건은 승소해 초과 지급됐던 이자 1억5600만원을 돌려받았다.

최고금리 이상의 이자를 지급해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금융감독원이나 법률구조공단에 전화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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