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큐빅 떨어져 나간 아내의 머리띠 고치러
롯데백화점 가는 길
차도 막히는데, 서라벌의
하늘거리는 선덕여왕의 치맛자락
금관 장식의 옥색 곡옥이나 보러갈까

지난 해 경주박물관 특별전에서 본
곡옥(曲玉)
그 쉼표,
내 뱃속에서 꿈틀꿈틀
자꾸만 자라고 또 자라네

곡옥을
바람의 흐름, 풍류라 말한 옛사람 말씀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어서
곡옥과 곡옥이 합일(合一)하는
우주의 춤사위가 태극(太極)이다

옆자리에 누운 해사한
아내의 웃음도
곡옥!


<감상> 한때 시인은 다도해를 쉼표로 보더니, 이젠 곡옥(曲玉)을 쉼표로 봅니다. 마침표가 아닌 쉼표라야 생명의 근원인 물을 품을 수 있습니다. 꼭 태아의 모습이 곡옥과 닮았지요. 시인은 곡옥을 태생에서 삶까지 풍류와 연관 짓고 우주로 향합니다. 바다 해가 뜨는 것도 자세히 살펴보면 쉼표 모양입니다. 인간이 타고난 참마음대로 흘러간다면 얼마든지 신명 나게 살아갈 수 있겠지요. 최치원이 쓴 난랑비서문(鸞?碑序文)의 “나라에 현묘한 도(道)가 있으니 이를 풍류라 한다.……모든 생명과 접촉하면 이들을 감화시킨다.”는 말처럼 우주적인 참모습을 띠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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