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화40주년 표지 앞면

포항고문화연구회가‘고성 - 40년 기념호(1980~2020)’(나루기획)를 출간했다.

포항고문화연구회는 1980년 ‘포항제철고문화연구회’를 창립해 2003년 1월부터 ‘포항고문화연구회’로 변경(약칭으로 ‘古文化硏究會’ 또는 ‘古文硏’)해 40주년을 넘긴 단체이다.

주된 행사인 답사는 매월 실시하는 정기답사와 긴급 발굴현장이나 박물관특별전 관람을 위한 부정기(번개)답사로 나누며 500 여회의 답사에 연인원 1만5000여명이 함께 했다. 그간 발견·조사 보고된 유적으로 호동 폐고분군, 칠포리 암각화, 영일읍성, 산여리 백자가마터, 경주 남산 탑골마애불 등이 있다..

탁본전시회, 고천제(告天祭,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연례행사), 문화재 돌봄과 알리미 봉사활동을 했고, 시민을 대상으로 한 교양강좌로 문화재 해설의 밤(연 1회), 역사문화 세미나와 초청 특강(부정기), 시민공개강좌(월 2회) 등을 진행했다.

복원한 흥해대사종

1983년~2007년까지 월보 ‘古文化’를 발간했으며 현재 네이버 카페와 밴드(Naver)에 ‘浦項古文化硏究會’로 운영하고 있다.

또 ‘古城’창간호(1982), ‘古城’10주년 기념호(1990), ‘칠포마을 바위 그림’(1994) 등을 발간했고, 문화재 해설의 밤, 세미나, 강의자료, 특별답사보고 등의 자료집을 펴내기도 했다.

그간의 활동을 모아서 40주년 기념호를 발간했는데 책을 무료로 기증할 예정이며 배포처는 영남지역의 문화재연구기관과 대학 및 국·공·사립 박물관, 지자체 문화원과 포항·경주 지역의 중·고·대학교와 공공 도서관 등에 기증한다.

특별기고에서 ‘古靑을 그리며’는 1980년부터 고문으로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고청 윤경렬(古靑 尹京烈) 선생의 아들 윤광주(고청기념관장)씨가 가족사와 경주 어린이박물관학교, 신라문화동인회 등의 일화를 담담하게 기술했고, ‘이우치 컬렉션의 신라 고식 수막새’는 일제 강점기 일본에 약탈된 삼국과 통일신라의 기와(암·수막새, 망새, 벽돌)를 집중 수집한 이우치 컬렉션에 대한 연구·조사를 진행한 신창수씨(백두문화재연구원 이사장)의 논문으로 신라에 기와가 수용되는 초기의 수막새에 나타나는 문양과 제작기법의 변화를 정리했다.

논고에서 ‘신라의 발전과 묘제(墓制)의 변천에 관한 연구’(최명수)는 토광목관묘에서 적석목곽묘까지의 변천을, ‘고려 후기 부도(浮屠)의 풍수 지리적 특성 연구’(왕승호)는 보조·원진·진각국사 부도를 중심으로 한 풍수 지리적 특징을, ‘한양도성 축성사업 고찰’(최학순)은 조선의 한양도성 축성사업을 현대의 체계적인 사업관리 개념인 프로젝트관리(Project Managrment)로 고찰했다.

특별기획은 포항지역의 문화유산을 11개 주제로 나눠 조사한 자료로, 포항지역을 이해하는 울림이 큰 시도이다. 특히 ‘포항의 고려 동종(銅鐘)’은 고려 시대 동종에 대한 역사를 새로 쓰는 자료인데 기존의 조선 현종 8년(1667)에 승려 장인 사인(思印)과 태행(太行) 등이 제작한 보경사 서운암 동종(보물 제11-1호)보다 앞선 고려 고종 3년(1216)에 대장(大匠) 순광(順光)이 만든 오어사 동종이 1995년 오어지 준설 작업 중에 발견돼 보물 제1280호로 지정된 바 있다.

이번 40주년 기념호 ‘古城’발간을 위해 자료 정리 중에 포항시 동해면 발산리에서 출토됐다고 전하는 고려 전기(11세기 중반)의 ‘영일 출토 고려 동종’(모로가 히데오(諸鹿央雄)가 소장하다가 경주박물관으로 이관, 현재 국립대구박물관 소장)을 상세하게 사진 촬영하고 실측할 수 있었고, 고려 광종 7년(956)에 제작되어 일본 오끼나와 현립박물관 소장 ‘흥해대사종’(1908년 일본 국보로 지정됐고 1945년 오키나와 전쟁으로 불타버렸으나 1995년 다시 복원됨. 타다 남은 용뉴(龍紐)는 현재도 문화재로 지정돼 있음)을 추적해 사진과 글로 남길 수 있었다.

이로써 포항이라는 공간에서 고려전기(956년)~중기(11세기 중반)~후기(1216년)로 이어지는 동종의 발달사를 조명하고 고려 동종의 양식 변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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