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번째 확인 故 손중철 일병…영천 북방 보현산 전투서 전사

고(故) 손중철 일병 생전 사진. 국방부 제공
아내와 아들을 남겨둔 채 6·25 전쟁에 참전한 뒤 사망한 국군 용사의 신원이 유해 발굴 12년 만에 확인됐다.

18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포항 지동리 일대에서 2009년 6월 16일 발굴한 6·25 전사자의 유해가 고(故) 손중철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0년 4월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 시작 이후 161번째 신원 확인이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고인은 국군 8사단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 영천 북방에서 벌어진 보현산 전투(1950년 8월 13일∼9월 4일) 중 전사했다.

당시 8사단은 북한군을 저지하기 위해 보현산, 고모산, 수석봉, 봉화봉 일대에서 방어작전을 펼쳤으나 공세에 몰려 영천으로 철수했다.
고(故) 손중철 일병 유품사진. 국방부 제공
결국 손 일병의 유해는 전사한 지 59년 만인 2009년 해병대 1사단 장병들에 의해 완전한 형태로 전투화 등 유품 7점과 함께 발굴됐다.

이후 12년이 더 흐른 2021년에 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1930년 1월 안동시 일직면에서 3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고인은 1949년 19살에 아내를 만나 슬하에 아들 한 명을 뒀다.

참전 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아버지를 평생 그리워하던 고인의 아들 손태규(73) 씨는 2019년 우연히 TV에서 ‘6·25 전사자 유가족을 찾습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국유단에 연락해 유전자(DNA) 시료 채취에 참여한 것이 신원 확인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평생 남편이 돌아오길 간절히 염원했던 아내는 안타깝게도 1995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아들 손 씨는 “전사자 유가족 DNA 시료 채취를 통해 설마 아버지를 찾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진짜 이렇게 아버지를 만나게 되니 그저 기쁨의 눈물만 날 뿐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와 관련 국유단은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신원 확인 결과 통보를 위한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한 후 고인의 유해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국유단 관계자는 “현재 유전자 시료 채취에 동참한 유가족은 4만5000여 명으로, 미수습 전사자보다 시료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며 “유해를 발굴해도 누구의 유해인지 알 수 있는 전사자 위치 정보나 인식표 등 단서가 대부분 없기 때문에 유가족 시료가 있어야만 유해와 유가족 유전자 검사를 통해 신원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아직 돌아오지 못한 국군 용사의 유가족(친·외가 8촌까지)은 인근 보건소, 보훈병원, 군 병원, 국유단(1577-5625)을 통해 DNA 시료 채취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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