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공사가 중단돼 있는 울진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 건설 여부가 이번 주에 결판난다. 신한울 3·4호기는 국내에 건설 예정인 마지막 원전으로 오는 26일까지 공사 계획 인가를 받지 못하면 건설 사업이 백지화 된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달 11일 공사계획 인가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을 2023년 12월까지 연장해 달라고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에 요청했다.

신한울 3·4호기 공사에는 토지 매입비, 원자로 설비 등에 이미 7900억 원이 들어갔다. 정부는 지난 2017년 10월 탈원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신규 원전 건설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공사 중인 신한울 3·4호기에 대해서는 별다른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보류 중이다.

월성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해 감사원 감사에 이어 사법기관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백지화 되면 산자부 관련자들은 이미 투입된 7900억 원에 대한 배임 혐의를 받을 수도 있는 문제여서 허가 연장 여부가 관심사다.

이 뿐 아니다. 한수원은 신한울 3·4호기 공사 허가가 취소되면 단순히 투입 비용 7900억 원을 날리는 것만 아니라 향후 2년 간 신규 발전 사업에도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원전 사업은 사실상 사망선고가 내려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밀실에서 날치기로 확정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한울 3·4호기를 제외했다. 월성1호기 조기폐쇄 관련 수사 결과가 나오면 탈원전 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그 전에 빨리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막기 위해 대못을 박은 것이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하겠다는 정부의 전력통계를 보면 현재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36.8%나 된다.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 비중은 6.8%에 불과하다. 원전 가동 없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도 한국과 독일 등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면 탈(脫)원전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원전만큼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전력생산 방법이 없다고 했다. 산업부는 신한울 3·4호기 사업 인가 기간을 연장하고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원점에서 다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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