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코로나 백신 전 국민 90% 접종해야 집단면역 70% 달성"
전문가 "코로나 백신 전 국민 90% 접종해야 집단면역 70% 달성"
  • 이정목 기자
  • 승인 2021년 02월 21일 18시 28분
  • 지면게재일 2021년 02월 22일 월요일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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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 유행 땐 AZ백신 효능 없어져 문제
백신 연구 관련 자료 사진 경북일보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집단면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 국민 90% 이상이 백신을 맞고 70%가 항체를 보유해야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요양병원이나 노인 의료복지시설,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등을 시작으로 접종을 시작해 오는 9월까지 전 국민 80%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고 11월까지는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다.

우리나라 인구를 약 5200만 명으로 보면 최소 3640만 명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이는 백신의 바이러스 예방 효과가 100%일 때를 가정한 것으로 실제 국내에 공급되는 5종의 백신 (아스트라제네카·얀센·화이자·모더나·노바백스)의 평균 예방 효과는 80% 안팎 정도에 머물고 있다. 또 18세 미만 소아·청소년과 임신부는 임상시험 결과 부족으로 접종 대상 자체에서 제외된 데다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불신 여론도 있어 최종 집단면역 형성까지는 작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튜브를 통해 “‘인구의 70% 접종’을 ‘70% 집단면역’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며 “접종률 70%를 달성한다고 해서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며, 인구의 70%가 코로나 19를 방어할 수 있는 방어 면역, 즉 ‘중화항체’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 개발된 백신의 예방 효과가 100%에 미달하기 때문으로 국내 도입 5개 백신의 임상 결과는 최소 62%에서 최대 95%까지 편차가 있다.

백신 종류별 예방 효과는 아스트라제네카가 62∼70%, 얀센 66%, 노바백스 89.3%, 모더나 94.1%, 화이자 95%다.

이들 백신의 평균적인 예방 효과를 80%로 단순 계산하면 우리나라 인구의 89%에 해당하는 4625만 명이 접종을 받아야 70% 집단면역 달성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 19 예방접종 2∼3월 시행계획’을 통해 올해 4분기까지 총 4355만 명에게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며 이는 전체 인구의 약 84%에 해당한다.

예방접종 대상에서 배제되는 18세 미만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백신 접종을 희망하지 않는 대상자까지 고려하면 거의 전 국민이 접종을 받아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백신 부작용에 따른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아 난관이 예상된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지난 5∼7일 성인남녀 10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3명은 백신 접종을 연기 또는 거절하겠다고 답했다.

설문 내용을 보면 ‘접종 시기나 순서를 다음으로 미루고 싶다’는 응답은 26.8%, ‘접종을 거절할 것’이라는 답변은 4.9%였다. 전체 응답자의 31.7%가 백신 접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이스라엘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국가별 누적 백신 접종량을 보면 절대량은 미국이 1위지만, 인구 100명당 접종률은 이스라엘이 78%로 가장 높다. 김 교수는 “이스라엘의 경우 빠르게 접종을 시작해 접종할 만한 사람은 거의 접종을 받은 상황이지만, 백신을 거부하는 ‘콘크리트 층’이 20%가량 있어 어느 지점부터는 진척이 잘 안 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 국민의 90% 가까이 백신을 접종해야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백신의 예방 효과가 각각 다르고 국내에 들어오는 양도 달라 국민의 80∼85% 정도는 맞아야 70% 정도의 집단면역이 달성될 것”이라면서 “18세 이하, 임신부 등 임상 데이터가 없어 접종이 어려운 대상자나 종교적 신념이나 부작용에 대한 공포 등으로 거부하는 사람까지 고려하면 거의 90%는 맞아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향후 18세 미만 유소년이나 임신부의 백신 접종과 관련해서도 현실적으로 임상을 진행하기 어려워 추후 접종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설 교수는 “백신이 빨리 개발된 만큼 임신부나 18세 이하 등에 대해서는 임상시험을 진행한 제조사들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특히 화이자 백신의 경우 임상에서 부작용이 속출해 백신 개발이 늦어지지 않도록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사람까지 임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그 결과 백신을 맞은 사람이 많아진다면 그 자체가 백신 접종을 유도하기 때문에 70% 집단면역도 가능하다”면서 “물론 전제조건은 중증 부작용이나 사망 사례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 교수는 또 노르웨이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잇따랐던 점을 언급하면서 “현재까지 화이자와 달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접종 이후 사망 사례가 나오지 않았고, 중증 부작용도 더 적었다”고 전했다.

김우주 교수도 “알려진 대로 국민의 70%가 아닌 80%나 그 이상이 접종해야 (집단면역 형성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접종률에서 가장 앞서가는) 이스라엘 등지의 데이터를 통해 한 국가에서 인구 몇 퍼센트에 백신을 접종해야 집단면역이 형성되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이스라엘은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화이자 백신 하나만 사용하고, 우리는 각기 효능이 다른 백신 5가지로 집단면역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백신을 무력화할 수 있는 변이 바이러스까지 출현한 상황인 만큼 변이종이 더 확산하기 전에 서둘러 접종을 마쳐야 추가 감염을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게 된다면 현재 우리가 사용해야 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효능이 없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을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동시에 변이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백신 확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감염 환자 99명 중 80명은 영국발 변이, 13명은 남아공발 변이, 6명은 브라질발 변이 감염자”라면서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지 않길 바라지만, 우리가 확보한 백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영국발 변이 감염자가 많은 것이 그나마 우리로서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지난 1월 국회 긴급 현안질문에서 “전체 국민의 60∼70% 정도가 면역을 획득해야 (집단면역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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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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