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3, 4월에 집중되던 봄 산불이 벌써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대형 산불이 연례행사처럼 발생하고 있다. 참담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4월 24일 안동시 풍천면에서 발생한 산불로 축구장 1000개 면적인 800㏊(800만㎡)의 산을 태워 먹었는데, 올해 또 안동(200㏊)과 예천(50㏊), 영주(5㏊) 등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산불로 축구장으로 치면 357개 면적의 산이 잿더미로 변했다. 경북 뿐 아니라 강원 정선, 경남 하동, 충북 영동, 충남 논산에서도 21일부터 연달아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 21일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은 수㎞ 떨어진 중평리까지 번져 21시간 만인 22일 낮 12시 20분께야 진화됐다. 산불진화에 특수진화대와 소방대원, 군인, 경북도·안동시 공무원 등 인력 1400여 명과 산불 진화 헬기 23대가 동원 됐다. 그나마 인명 피해 없이 불길이 잡힌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지난해 안동 산불은 사흘간 계속돼 주택과 축사, 비닐하우스를 태우고 돼지 800마리가 폐사했다. 당시 산불이 민가를 덮쳐 주민 1200여 명이 대피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병산서원까지 화마에 잃을 뻔 했다. 이 같은 참담한 산불이 난 안동에서 올해 또 다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매년 봄이면 ‘산불 조심’을 외치고 있지만 허사다. 지난 2019년에는 강원도 고성 산불로 속초와 강릉, 동해시, 인제군 일원의 산림 525만㎡가 불에 탔다. 지난 2013년 3월에는 경북 포항 용흥동 일대의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다. 도심 가까운 산에서 난 불로 인명피해가 나고, 학교와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에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당시 주택 56채가 불에 타거나 파괴됐다.

경북지역에는 최근 엿새째 건조특보가 발효된 매우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산불이 발생한 안동과 예천 뿐 아니라 울진, 영양, 경주, 포항, 영덕, 청송, 경산에 지난 17일부터 건조주의보가 발령돼 있다. ‘산불 특별 경계령’을 내려야 한다.

시민들은 △입산 때 화기 소지 금지 △논밭두렁 태우기나 쓰레기 소각 금지 △담배꽁초 안 버리기 △산 근처 취사나 모닥불 피우기 금지 등 산불 예방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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