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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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텍사스주를 덮친 한파로 원유 생산시설이 얼어붙어 유가가 폭등하고,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 라인도 가동을 멈췄다. 지난해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리건주 등에 800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하고, 중국 양쯔강 연안에 대홍수가 나 큰 피해를 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초대형 재난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인류는 이산화탄소로 대표되는 기후변화 주범인 온실가스를 510억t 초과 배출하고 있다. 이 초과 배출 이산화탄소를 ‘0’으로 만드는 것이 ‘넷 제로(Net Zero)’, ‘탄소 중립’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 지구적 기후 재앙을 피하려면 앞으로 30년 안에 ‘넷 제로’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지난 15년 동안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청정기술 개발에 사비 2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그가 기술 개발에 가장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인 분야가 원자력발전이다.

게이츠는 지난 2006년 이미 ‘테라파워’라는 회사를 설립해 열화나트륨을 원료로 쓰는 핵분열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다. 물이 아닌 끓는점이 높은 액체 나트륨을 냉각제로 사용, 최악의 경우라도 방사능 물질 유출이 없는 기술이다.

게이츠는 최근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책을 전 세계에 동시 출간했다. 이 책의 핵심 내용도 온실가스 없는 에너지원 찾기다. 게이츠는 “재생에너지는 비싼 데다 안정적이지 못하고, 원전은 사고 위험이 있지만 현실적 대안”이라 주장한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형원자로 기술을 사장(死藏)시키고 있다. 정부의 어리석은 판단이 어쩌면 기후재앙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수단 하나를 버리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원전이 현실적 대안’이라는 게이츠의 조언대로 안전한 원전 개발에 오히려 적극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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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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