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밤 틈탄 공동어장 불법 해루질 기승
야밤 틈탄 공동어장 불법 해루질 기승
  • 김형소 기자
  • 승인 2021년 02월 23일 18시 27분
  • 지면게재일 2021년 02월 24일 수요일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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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 어촌계원 증가·단속 느슨…허술한 법망 이용 해산물 수확
지난 20일 오후 9시께 울진군 울진읍 공석마을 공동어장에 슈트와 특수 라이트로 무장한 잠수부들이 쉴새없이 잠수하고 있다.
주말인 지난 20일 오후 9시께 울진군 울진읍 공세항 인근 갯바위 해안에는 강한 빛을 내는 라이트를 켠 채 무리를 지은 잠수부들이 가쁜 숨을 내쉬며 다이빙을 즐기고 있었다.

아직 겨울 동장군의 기운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잠수부들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연신 오리발을 내차며 해산물 채취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곳은 공석 마을 어촌계가 전복을 비롯해 미역 등 다양한 해산물을 자연에서 키워 채취하는 공동어장이다.

한울원전은 매년 공석 마을 어촌계를 비롯해 지역 16개 어촌계 마을 어장에 70여만 마리(시가 5억 원 상당 ) 이상의 어린 전복을 방류하고 있다. 2007년부터 최근까지 방류한 전복과 각종 어패류 비용만 6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엄청난 규모의 지원에도 불구, 매년 수확하는 전복량은 신통치 않다.

지난해에는 해녀를 고용해 전복을 채취하는 비용조차 나오지 않아 작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 많은 전복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주민들은 무분별한 잠수부들의 불법 채취행위와 바뀐 수중환경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 가운데 노령 어촌계원이 증가하면서 예전 같은 자체단속이 느슨해지고 탈법을 악용한 해적 행위가 증가하면서 전복 씨가 마르고 있다는 것.

야간에 고성능 라이트를 켜고 슈트를 입은 전문 잠수들 역시 허술한 법망을 악용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른바 전복밭으로 불리는 어촌마을 공동어장만을 골라 시도 때도 없이 들락 이면서 주민들도 손 썰 수 없을 정도로 무력화됐다.

수산자원보호법상 비 어업인은 스쿠버 장비와 납 벨트, 작살, 수중 칼 등을 착용하고 마을 공동어장에 출입할 수 없지만 수확한 어획물이 없다면 단속은 불가능하다.

여기에 슈트를 입은 채 갈고리만 갖고 문어를 잡는 것은 합법이다. 단지 변형된 갈고리를 사용하거나 600g 미만의 대문어를 포획할 경우만 단속할 수 있어 어획물과 장비를 해상에 숨기거나 버린다면 죄를 묻지 못한다.

이날 역시 주민 신고로 해경이 출동했지만, 손에 쥔 어획물이 없어 아무런 죄를 물을 수 없었다.

잠수부들은 버젓이 미니 산소탱크를 몸에 지니고 있었지만, 대용량 산소 탱크가 아닌 탓에 이마저도 단속을 비웃듯 유연히 피해갔다.

공석 마을 주민 A 씨는 “겨울 내내 파도만 안치면 야간에 잠수부들의 불빛으로 아주 장관을 이룰 지경이다”면서 “무슨 법이 이렇게도 허술한지 쑥대밭이 된 어촌계 공동어장은 이제 폐쇄 지경이나 마찬가지다”며 무너진 어촌 마을의 현실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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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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