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거룡호가 24일 구룡포 조선소에 올려진 모습. 포항해양경찰서
포항 거룡호가 24일 구룡포 조선소에 거치돼 본격적인 감식 조사에 들어갔다.

합동감식단은 정밀 분석을 통해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다. 남은 실종자 4명은 선내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포항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포항 거룡호는 이날 오전 8시 52분께 구룡포 조선소로 ‘상가’ 작업을 마쳤다.

상가는 조선소에 선박이 올려지는 것을 말한다.

앞서 거룡호는 인양작업이 완료된 후 선체 물빼기 작업을 마치고 전복된 형태를 복원한 뒤 예인선에 의해 구룡포항 내 위치한 구룡포 조선소로 이동했다.

선박이 재차 전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양쪽에 목재가 받친 상태에서 앵커체인(쇠밧줄)을 통해 조선소에 안착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과학수사계·해양안전심판원·해양교통공단·포항해경 형사계 등 총 15명이 합동감식단을 꾸려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해경은 1차적으로 사고 원인이 암초 충돌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동해 연안의 암초에는 해양수산부 등이 관리하는 야광 부표가 각 암초마다 설치돼 육안으로 이를 피할 수 있고 사고 지점이 경주 감포 동방 42km인 근해여서 수심이 깊어 암초에 걸릴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봤다.

다만 감식단의 초점은 통상 과거 선박 사고 사례 처리 경험에 비춰 선수(뱃머리)부분에 다량의 그물이 실려 무게중심이 위로 향했던 가능성을 분석 중이다.

포항 거룡호는 연안통발 형태의 홍게잡이 어선으로 양망(그물 걷어올리기)작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무게가 과중되면 무게중심을 잃은 채 커브 등 우회할 시 높은 파도가 선내로 침입할 수 있다는 점도 착안했다.

포항해양경찰서 관계자는 “근본적인 사고 원인은 연안어선의 원거리 조업 형태다”며 “합동감식반의 정밀조사는 짧게는 2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도 걸려 정확한 결과발표 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생존자인 한국인 기관장 A씨는 포항 한 병원의 일반병동에 입원해 치료 중인 상태다. 병원은 A씨의 외상은 없으나 심리적인 불안 증세가 다소 있다고 설명했다.

황영우 기자
황영우 기자 hyw@kyongbuk.com

포항 북구지역, 노동, 세관, 해수청, 사회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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