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빼앗긴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이 24일 오전 안동에서 시작됐다. 26일 첫 백신 접종을 이틀 앞두고 국내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AZ)의 본격적인 출하가 안동에서 첫 발걸음을 내디뎠기 때문이다.

24일 안동시 풍산읍 경북 바이오산업단지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 하우스 백신 센터에서 15만 명 접종분(30만 도즈)의 AZ백신이 출하돼 이천물류센터로 옮겨졌다.

공장에서 출하된 백신은 5t 냉장운송트럭 전용 컨테이너에 담겨 군사·경찰과 합동으로 이송됐다. 물류센터로 옮겨지는 동안 판교에 있는 통합관제센터에서 차량 위치와 온도, 백신 수송 용기 온도 등이 실시간으로 확인됐다. 이날 12시 30분께 이천에 도착한 백신은 도착 직후 인수인계 절차를 거쳐 콜드체인 물류창고에 하역한 후 저장·관리되고 있다.



AZ백신은 2~8도에서 6개월관 보관·유통이 가능하며 개봉한 뒤에는 2~8도에서 48시간, 실온에서 6시간까지 저장할 수 있다.

이날 첫 출하를 시작으로 28일까지 닷새간 총 78만7000명 분(157만4000회분)의 백신이 출하된다. 25일 오전 5시 30분부터는 1900여 개소에 달하는 전국 요양병원과 보건소로 전달돼 26일 오전 9시부터 역사적인 첫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

우선 접종대상은 백신 접종에 동의한 요양병원과 노인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 등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와 종사자 28만9000여 명이다.

AZ 백신은 영국의 옥스퍼드대학교와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사가 공동 개발한 백신으로 효능은 60~70% 정도로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 영국 등 50여 개국에서 허가를 받았다.

지난 15일 세계보건기구는 SK 바이오 사이언스가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으며, SK가 생산하는 백신은 세계보건기구가 주도하는 ‘코로나 백신 공동 구매·배분 프로젝트(COVAX facility)’를 통해 세계 각국으로 배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오전 10시에 열린 출하식에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나성웅 질병관리청장, 최창원 SK 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물류센터로 떠나는 차량을 환송했다.

출하식에 앞서 정 총리는 경북도청 영상회의실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발생현황과 대응상황 보고 등을 거친 뒤 출하현장을 방문해 백신 공장 보안과 수송·보관 시 비상대응 등에 대한 보고를 받고 접종계획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부했다.

이날 출하식에서 정 총리는 “오늘 출하되는 백신은 가장 먼저 도움을 받아야 할 분들에게 접종될 것이며, 식약처와 여러 전문가가 이미 검증을 끝낸 만큼 국민 여러분께서는 정부를 믿고 흔들림 없이 백신 접종에 적극 동참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경북도청에서 주재한 중대본 회의에서는 “오늘 출하되는 백신으로 모레부터 역사적인 첫 접종을 시작한다”며 “드디어 고대하던 일상 회복으로의 첫걸음을 떼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오늘 안동에서 지역 기업의 기술로 만든 코로나19 백신이 국내 첫 출하를 시작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백신의 생산과 안전한 보관·수송 등에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12년 안동시 풍산읍 경북 바이오 산업단지에 문을 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총 6만3000㎡ 규모로 연간 5억 도즈의 백신을 생산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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