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추월…통계작성 이후 첫 '데드크로스'
지방소멸 위기 대응책 마련 시급

2020년 시도별 인구자연 증가·감소 그래프. 통계청 제공
지난해 국내 사망자수가 출생아수를 넘어서며 사상 첫 ‘인구 데드크로스’가 나타난 가운데 경북·대구에서는 약 1만3000명의 인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작년 사망자수는 30만5100명으로 전년대비 1만명(3.4%)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3만300명(-10.0%) 줄어 27만2400명에 그쳤다.

연간 사망자수가 출생아수를 넘어서는 인구 자연감소 현상이 나타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후 처음이다.

경북에서도 사망자(2만2800명)가 출생아(1만2900명)를 넘어서면서 9900명이라는 인구가 자연감소했다.

이는 전국 감소량(3만2700명)의 30.3%를 차지하며 17개 시도 중 가장 많은 인구가 줄어든 셈이다.

대구 또한 사망자는 1만4500명이 나온 반면, 출생아는 1만1200명에 머물면서 3300명이 감소했다.

전국에서는 서울(+1900명)과 경기(+1만4900명)를 비롯해 울산(+1300명), 세종(+2200명), 인천(+400명), 제주(현상 유지) 등 6곳을 제외한 11개 시도에서 인구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출생자 수가 꾸준히 줄어든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지난해 연간 출생자 수(27만2400명)는 전년 대비 10%나 줄었고, 연간 출생자 수가 30만명 이하로 내려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7.4%)에 비해 감소 폭도 확대됐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84로 전년(0.92) 대비 0.08명 감소했다.

인구 1000명 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粗)출생률도 5.3명으로 전년보다 0.6명 줄었다.

한국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꼴찌에 해당한다. OECD국가 중 출산율이 1명 이하인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줄어드는 출생아에 비해 지난해 사망자수는 20대와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전년 대비 늘어났다.

특히, 90세 이상 연령층의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8.9%로 가장 크게 증가했고 이어 80대(6.4%), 20대(5.7%)가 뒤를 이었다.

20대의 사망률이 크게 증가한 점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망 원인별 비중은 오는 9월 사망원인 통계가 나올 때 알 수 있다”면서도 “20대의 경우 자살이나 운수사고 등 외인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지난해에도 이 같은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 2019년 20대 사망자 중 51%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였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수를 나타내는 사망률의 경우 남자가 6.5명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고, 여자는 5.4명으로 3.7%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1~9세가 0.1명으로 가장 낮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져 90세 이상이 181명을 나타냈다.

연령구조를 표준화해 시도별 사망률을 살펴봤을 때 경북(3.3명)과 전남(3.3명)의 사망률이 높게 나타났지만 서울(2.6명), 세종(2.7명), 경기(2.9명)의 사망률이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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