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호 시인
동리·목월 선생의 제자인 정민호(82) 시인(경주 동리목월문학관장)이 50여년 동안 창작한 시집 18권을 한데 묶은 ‘정민호 시 전집’(도서출판 뿌리)을 발간했다.

‘ 정민호 시 전집’은 시인이 평생 창작한 1424편의 방대한 시가 게재돼 있다.

정민호 시인은 책 서문 ‘시 쓰기 50여 년 만에’서 “지금까지 내가 쓴 시는 아마 1000편은 넘을 것이다. 50여 년 동안 썼는데 그 정도냐? 하면 나는 할 말이 없다. 그러나 나는 시를 잊지 않고 지금까지 써 온 것을 긍지를 가지고 살아간다”며 “나는 정말 시 속에서 살았고 살면서 시를 잊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많은 문학상도 받았고 시인들이 모이는 곳에서 수많은 시인도 만났다. 그러는 사이에 세월은 흘러 살아남은 시인이 점점 적어지는 현실에 놓이게 됐다”고 술회했다.
정민호 시 전집 표지.
정 시인은 또 “문학청년 시절, 문학이야말로 가장 오래 사는 방법이라고 느껴서 문학을 지원했고 고교 시절 박목월 시집 산도화를 읽고 더욱 문학에 빠져들었다고 솔직히 고백하고 싶다. 대학에 가서 김동리 선생을 만났고 목월 시인도 만났다. 그래서 나의 시는 더욱 여물어 갔었고 이 두 분의 도움을 받은 사람이 됐다”며 “1966년 사상계를 통해 문단에 등단했다. 당시의 친구들은 나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그 어려운 등단 문을 통과한 것을 칭찬해주는 친구들도 있었다”추억을 떠올렸다.

정 시인은 “나를 문단에 내보낸 박목월, 조지훈 두 분도 세상을 떠난 지금, 나는 내 시의 전집을 묶게 됐다. 이것이 큰 보람이야 있겠느냐 미는 나의 첫 시집에서부터

절반의 시집이 모두 산질(散秩)이 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정민호 시인은 1966년 박목월·조지훈·송욱 선생의 추천으로 ‘사상계(思想界)’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는 ‘꿈의 경작’ 등 17권, 시조집 ‘그리운 날의 연가’ 등 다수, 시선집 ‘깨어서 자는 잠’ 등 다수, 수필집 ‘시인과 잃어버린 팬티’ 등 다수가 있다.

또 경주시 문화상, 경상북도문화상, 한국문학상, PEN 문학상, 한국예총 예술대상, 창릉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경주문인협회장, 예총 경주지부장, 경북문인협회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국제 펜 한국본부 이사 동리목월문학관장을 맡고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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