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 표지.
전 세계 수많은 구도자들이 이 가르침을 체험하기 위해 지난 50여 년 동안 스리랑카, 태국, 미얀마로 몰려들었다.

테라와다 불교로도 불리는 ‘초기불교’를 배우기 위해서다.

이는 초기 붓다와 제자들의 가르침을 잘 보존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수행 방법 역시 이미 대승으로 넘어와 안착된 방법이 아니라 부처님 당시의 수행법과 가장 유사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2천6000년 전 초기불교를 통해 붓다의 근본 가르침을 들여다보는 ‘초기불교’(박광준·민족사)거 발간됐다.

초기불교는 붓다 재세기(在世期)를 포함해 붓다 입멸(入滅) 후 약 100∼200년까지 존재했던 불교를 말한다. 이후 초기불교는 불법 해석을 둘러싸고 승단이 분열하면서 부파불교로, 다시 200년 뒤 대승불교로 이어진다.

저자는 먼저 고대 인도의 정치·경제·사상적 풍토와 연기적 관계를 토대로 붓다 사상을 살펴보며 그 특징을 밝힌다. 그러면서 초기불교의 쟁점을 4가지로 정리해 자신의 견해를 제시한다. 쟁점 4가지는 깨달음에는 어떤 조건이 있는지, ‘육년고행설’이라는 오해는 어떻게 정착됐는지, 인간 붓다는 윤회를 어떻게 봤는지, 붓다 업론과 바라문 업론의 차이다.

책의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이 부분을 통해 저자는 쟁점에 관한 입장을 밝히며 불교계 내부의 이의 제기와 논의 활성화를 기대한다는 학자적 자세를 취한다.

불제자로서 붓다의 가르침을 실천하고자 했던 체험담도 털어놓는다. 아울러 불교의 4대 성지를 비롯해 초기불교와 관련해 저자가 인도에서 찍은 사진을 설명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책 곳곳에서 한국불교를 향한 애정어린 비판을 내놓는다. 비구니 차별문제를 두고는 혀를 찬다.

“오늘날 비구니 차별 문제에 대하여, 한문 경전을 방패 삼아 그 차별을 합리화하려는 경향이 없지 않은 것이 한국 현실이다. 남성으로 태어났다는 것 이외에 내세울 것이라고는 없는 사람들이나 보일 수 있는 안쓰럽고도 부끄러운 소치이다.”(본문 228쪽)

저자는 일본 북쿄대학 사회복지학교 교수로 있는 박광준 씨다. 불교사상을 포함한 동서양 복지사상, 동아시아 사회정책 비교 연구 등을 해 왔다. ‘사회복지의 사상과 역사’, ‘붓다의 삶과 사회복지’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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