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합천군·해인사, 결정 앞서 승복 약속해줄 것" 요구

지난 17일 경남 합천해인사 구광루에서 남부내륙고속철도 ‘해인사역’유치위원회 총 도감 진각스님(해인사 총무국장, 왼쪽 두번째)이 국토부의 해인사역 배제에 대한 문제제기와 향후 대응방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부내륙고속철도 ‘해인사역’ 유치를 촉구하고 있는 조계종 차원의 대응수위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국토교통부의 의견수렴이 잦아지면서 기존의 전략 환경영향평가초안(안)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는 지난 1월 말께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 관계자의 합천해인사 방문을 시작으로 2월 초에는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 용역회사 관계자 그리고 지난 23일은 국토부의 철도과장과 실무담당 등의 방문을 통한 의견수렴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 때문이다.

따라서 전략 환경영향평가초안에 반영된 ‘역’ 유치 실현에 무게를 두고 있는 합천군·성주군과 “피해만 가져다준다.”며 ‘역’ 설립에 반발하고 있는 고령군의 대처 등이 복잡한 구도로 전개되고 있어 향후 국토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국토교통부 철도과장 등 실무담당자 3명은 해인사 법계당에서 ‘해인사역’ 유치 총도감 진각스님(해인사 총무국장)과 부도감 학암스님(해인사 기획국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25일 오전 진각스님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날 국토부관계자가 “합천군과 해인사는 향후 국토부의 결정에 이의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문화해 줄 것”을 요구했고, 진각 스님은 “문준희 합천군수가 국토부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으니, 우리도 승복할 것이다.”라고 말한 것을 확인했다.

이어 국토부 관계자가 “합천군과 성주군의 ‘역’ 명칭을 ‘남 해인사 역’, ‘북 해인사 역’으로 하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진각스님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또 “유구한 역사를 지닌 합천해인사가 가야산과 해인사를 동시에 끌어 않는 형국의 성주 해인사로 바뀌게 될 것이며, 이는 합천군은 물론, 전국 불심의 반발로 이어질 것이다. 경제성과 국토균형발전 그리고 합천과 고령·성주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야로면이 가장 적합하다”며 ‘해인사역’유치를 거듭 강조했다.

진각 스님은 “남부내륙고속철도 역 설립이 형평성과 취지·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모든 분야의 충분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 “조만간 국무총리실을 방문해 이 같은 취지를 재차 설명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 1월 초 전략 환경영향평가초안(안)의 정거장(가칭 성주역과 합천역)안을 발표했다. 김천에서 거제까지 총연장 172㎞에 이르고 역사 위치 선정은 오는 5월에 확정될 예정이다.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