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까지

이번 특별전은 신라 사람들이 특별히 귀하게 여기고 아꼈던 유리를 중심으로 한국 고대 유리의 역사 전반을 살펴보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초기철기~통일신라에 이르는 1만 8000여 점의 유리가 한자리에 모인 최초의 전시로, 관람객들에게 다시없을 명품전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시실 입구에서는 발굴품 중 유일하게 손상이 가지 않은 채 출토돼 1500여 년 전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천마총 출토 유리잔(보물 제620호)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이번 전시를 맞아 실시한 성분 분석 결과, 이집트에서 제작된 것으로 확인된 전시품이기도 하다.
전시 초반부 이집트에서 신라 수도 경주에 이르는 유리잔의 여정을 묘사한 영상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뒤이어 한반도 중남부 각지에서 출토된 1만 4000점 이상의 유리구슬을 맞이하는 순간, 관람객들은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에 압도당하게 된다.
유리구슬을 하나씩 들여다보고 있으면 당시 육ㆍ해로를 통해 유라시아 동-서를 오갔을 수많은 유리 제품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사람 얼굴이 새겨진 상감 유리구슬 목걸이(보물 제634호)처럼 익숙한 전시품도 있지만, 일제강점기에 발굴된 이후 근 100년 만에 처음 고운 자태를 드러낸 식리총 출토 상감구슬도 눈여겨봐야 한다.
더불어 출토지가 분명한 유리 용기 22점 중 신라 능묘에서 출토된 유리 용기 13점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게 마련한 코너는 이번 특별전의 백미이다.
황남대총 남분에서 출토된 봉황모양 유리병과 유리잔(국보 제193호)을 비롯한 십수점의 유리 용기는 세련된 디자인과 영롱한 빛깔을 지니고 있어 당시 신라 왕실 사람들의 화려한 취향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한국 고대 유리의 진수를 전함으로써 코로나19 확산으로 심신이 지친 관람객들을 위로함과 동시에 한국 고대 유리의 미를 전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면서 “한국 고대 유리에 관한 연구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것처럼, 이번 특별전을 통해 관람객들 역시 한국 고대 유리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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