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 연약화로 인해 해마다 낙석·빙판 깨짐 사고 등 잇따라
경북도, 4월 16일까지 붕괴 위험 경사지 1702여 곳 점검

낙석 관련 자료사진 경북일보DB

최근 완연한 봄기운이 이어지면서 붕괴 위험이 큰 경사지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겨울 유난히 길었던 한파특보로 꽁꽁 얼었던 땅이 녹기 시작하면서 균열과 붕괴 위험이 커져서다.

1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전체 경사지 1720곳 가운데 붕괴 위험 경사지는 160여 개소로 파악하고 있다.

2월에서 4월 사이 얼음이 녹아 풀리는 해빙기에는 겨울철 땅속 수분이 얼어 토양이 부풀어 오르는 배부름 현상이 발생했다가 해빙기가 되면 녹기 시작한다. 이때 땅이 약해지면서 붕괴위험이 커지므로 낙석사고와 붕괴사고, 빙판 깨짐 사고 등이 해마다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영양군 청기면에서는 지방도 911호선 도로 일부가 유실됐다. 당시 40㎜가량의 겨울비가 내리면서 동천의 물이 불어나 인근 도로 30m가량이 물에 떠내려갔다. 유실된 구간은 평소에도 급커브와 음지 구간으로 겨울철 블랙 아이스와 해빙기 낙석으로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었다. 이에 앞서 2018년에도 안동과 영양을 잇는 국도 31호선 구간 일부가 붕괴해 차량이 파손되고 운전자가 다쳤다. 그해 이 구간에서만 5건의 유실·낙석사고가 발생해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경북도의 재해위험개선지구는 306곳으로 파악됐으며 이 중 붕괴·유실위험 지역은 87곳에 달했다.

해마다 해빙기 낙석·붕괴 사고가 잇따르자 경북도는 오는 4월 16일까지 낙석·붕괴 위험이 있는 높은 급경사지 1720곳에 대해 해빙기 안전점검을 펼치기로 했다.

현장급경사지 점검표 기준에 따라 경사지가 안전한지 위험도가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으로 배수·보강·보호시설 등 비탈면 시설과 균열·침하·세굴·배부름·결빙·지하수 용출 등 비탈면 상태의 이상 유무를 점검한다.

점검은 전문가와 함께 육안점검과 현장점검 형식으로 진행하며 붕괴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장마철을 대비해 이차적인 점검과 함께 시설물 등을 설치할 방침이다. 또 현장 시정 가능한 지구는 즉시 조치하고, 중장기 조치가 필요한 지구는 시장·군수의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붕괴위험 지역으로 지정·고시한 후 행정안전부의 급경사지 붕괴위험 지역 정비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건의할 예정이다.

경북도 자연재난과 관계자는 “해빙기 낙석 사고와 붕괴사고 등의 발생 우려가 크므로 위험 구간을 운행하는 차량은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낙석 등을 주의해야 한다”며 “각종 안전사고나 위험요인 발견 시 신고해 대형재난으로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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