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최근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들의 어린 시절 충격적인 학교폭력 사태가 피해자들에 의해 폭로되면서 크나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과거에 숨겨졌거나 뚜렷한 증거가 없어 하소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던 피해자들이 법적 처벌 시효가 지난 사건도 ‘여론 재판’을 통해 가해자를 응징하는 사회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라 보여 진다.

크고 작은 학교폭력은 끊이지 않고 있고, 그 수법은 갈수록 잔인해지고 있다.

저연령화·범죄화·흉포화·집단화 등의 특징으로 나타나면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파괴하고, 생명의 소중함도 경시하는 비인간적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가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철없던 시절의 학교폭력은 한갓 ‘장난’에 지날 뿐일 수도 있겠지만 피해자는 그로 인해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 결국은 10년, 20년 지난 후에 폭로하게 되었고 피·가해자 모두 걷잡을 수 없는 대혼란 속에 빠지게 된다.

피해자들은 말한다.

“말로만 하는 형식적 사과 받으면 뭐해요?”

그들의 고통에 대해 당사자의 진정성 있는 공감과 사과가 폭력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처벌 받아도 또 그럴 수도 있잖아요”, “보복하면 어떡해요?”.

피해자의 요구가 무엇인지 모르고 처벌을 받으면 처벌에 대한 분노와 화만 남게 된다.

피해자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를 아는 것이 먼저다.

따라서 지금보다 세심한 ‘학교폭력 예방교육’이 선행돼야 하며, 특히 비대면 수업으로 심각하게 늘어난 사이버 학교폭력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예방교육의 키워드는 ‘관계 개선’‘상호 소통’ ‘공감대 형성’‘감정 코칭’ 등 이라고 본다.

사람은 ‘관계’ 속에 있는 존재이기에 어떠한 인간관계를 만드는가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행·불행을 일으키는 대부분의 원인이 결국 인간관계 때문이다.

그래서 ‘내 주변에 가장 가까운 친구 3명을 합한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란 말이 있다.

보다 나은 인간관계를 위해 관점 바꾸기·마음 신경 써주기·자존심 세우지 않기·대화를 주의하기 등은 꼭 필요한 방법이다.

인간관계가 무난하다면 학교폭력은 애당초 일어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학교폭력을 없애기 위해서는 소통이 중요하다.

소통을 통해 나와 상대의 오해를 줄이며, 다른 사람과의 같음과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서로의 의견을 조율할 수 있다.

그리고 사회적 폭력거부의 공감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신문·방송·영화·가정생활 등에서 흔히 가볍게 경험할 수 있는 폭력을 미화하거나 용인하는 문화를 추방시켜야 한다.

결국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이 필요하다.

변화무쌍한 청소년기의 감정을 긍정과 부정을 조화롭게 다스리는 감정코칭도 학교폭력을 줄일 수 있는 최적의 방법 중 하나다.

이제라도 우리는 맹자의 “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돌아간다”는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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