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있나요 옥상이? 있겠죠 달빛은? 난간 위에서 하늘을 내려다보
지요 우리는. 지하 방에서 더 높은 땅속을 올려다 보지요 우
리는. 그랬나요 3분카레가 샛노랗게 말을 하지요. 지독하게
외롭지요 물컹한 양파처럼 말이죠. 사실 그래요 사실은 없지
만 사실 그런 거예요. 담장 아래 벽돌 틈에서 민들레가 화들
짝 허리를 비틀지요. 그냥 살아요 벌써 스물하고 다섯인걸요.
뜬구름 잡다가 허리가 굽지요 고집만 불통해서 심술만 무럭무
럭 늙지요. 대략적으로다가 대충 사랑하고 손잡고 뽀뽀하며
하루가 가요.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해도 대책은 없어요 우
리는. 기타. 기차. 기똥찬. 기막힌. 기념비적인. 그래서 조금
기특한. 뭐 이런 거 좋아해요 우리는. 같이 노래해요 달빛 아
래 내리쬐는 이 옥상의 화음을.


<감상> ‘옥상달빛’은 김윤주(보컬, 건반, 기타), 박세진(보컬, 멜로디언, 실로폰)으로 구성된 2인조 인디밴드다. 청춘을 위로하는 따뜻한 가사와 감성적인 멜로디로 공감을 얻었다. 김산 시인도 ‘김산 밴드’ 보컬이다. 몇 년 전, 김산 시인이 포항에 왔을 때도 ‘대책 없이’ 통기타를 메고 왔다. 예나 이제나, ‘옥상’ 아니면 ‘반지하’가 청춘의 보금자리다. 그러나, 옥상에는 ‘화음’이 있고, 반지하에는 ‘울림’이 있다. 기타, 기차, 기똥찬, 기막힌. 기념비적인, 그래서 조금 기특한, 뭐 이런 거 좋아하는, 스물다섯, 서른다섯, 마흔다섯의 화음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시인 김현욱>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