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별 '핀셋 예보' 등 정확도 높아 사용빈도 1순위
"어플 정보 취합해서 기상통보 해달라" 요구 목소리

2일 포항 구룡포항에 접안한 어선들 모습.

경북 동해안을 비롯한 우리나라 어민들이 기상청 기상정보보다 지점별 ‘핀셋기상’을 알리는 체코기상 어플 ‘윈디’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어업당국이 어민들의 수요를 반영해 현행 기상청 기상정보 단독 정보가 아닌 ‘윈디’ 기상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형식으로 기상제공 서비스 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경북동해안지역 포항해경 관할에만 연안어선 1500여척, 근해어선 200여척이 조업 중이어서 지난달 감포 해상에서 전복된 거룡호 사고와 같은 해상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세밀한 기상 정보 제공이 시급한 실정이다.

7일 지역어업계와 해경 등에 따르면 최근 어민들이 해양기상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윈디’어플을 1순위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동해안 어민들의 휴대폰마다 윈디 어플이 깔려 있어 윈디 어플의 사용 숙련도가 높았다.

포항 구룡포어업계의 경우 기압골과 등고선에 따라 자신이 조업을 나갈 지점의 기상을 미리 파악한 후 당일 조업 여부를 결정한다.

이러한 어업 방식이 가능한 이유는 조업 중인 어선들의 어군탐지기를 통해 조업을 하려는 어군의 형성 확인과 공유하고 조업구역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민들 사이에선 윈디 어플의 해상 색깔별로 조업 가능 여부도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선호하고 있다.

9.77t급 연안배는 파랑색이 아닌 경우는 조업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녹색일 경우 파고가 3~4m여서 소형선박은 조업난이도와 안전위험성이 높아진다.

연안어선 선장 A씨는 “윈디 어플이 체감상 90% 정확하다”며 “다른 지역 어민들 사이에서도 윈디 어플을 쓰는 것이 보편화 돼 있다”고 귀띔했다.

어민들의 이러한 기상 정보 입수 방식에 비해 해수부와 해경 등은 여전히 우리나라 기상청의 기상 통보를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기상청의 기상정보는 동해 남·중부 등 광범위한 구역에 설정되기에 실제 조업환경과는 괴리감이 있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현행 기상 정보 통보 체제는 기상청이 해수부 어선안전조업국(일명 무선국)에 통보한 후 조업국이 재차 각 어선에게 기상방송을 전달하고 어선들로부터 위치 보고를 정해진 시간대별로 접수한다.

상황이 이렇자 어민들은 조업국의 기상통보를 윈디 어플 정보와 취합해 통보받는 방식을 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안까지는 인터넷망이 연결되지만 근해로 나가기 시작하면 인터넷 연결이 되질 않아 윈디 어플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세밀한 기상 정보 송수신은 ‘거룡호’ 사고처럼 연안어선의 근해 조업 방식에서도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경 측도 이러한 어민들의 기상 정보 수신 트렌드를 이미 알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개선책이 실시 되지 않으면 여전히 출항통제 기준인 기상청의 기상정보를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황영웅 포항 구룡포사무장협회 회장은 “윈디 어플 기상정보를 해상에서도 수신받을 수 있으면 급박한 해양 기상 변화를 민감하게 파악할 수 있어 해마다 느는 해상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황영우 기자
황영우 기자 hyw@kyongbuk.com

포항 북구지역, 노동, 세관, 해수청, 사회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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