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재명 독수 속 아낙연 추격…野 인물난에 '정계개편' 변수로
윤석열 전 총장 '다크호스' 부상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지역 국회의원 정책협의회에서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차기 대선을 1년 앞두고 여야 잠룡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권 구도는 현재 독주 체제를 굳히려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선두 재탈환을 노리는 이낙연 대표의 경쟁으로 압축된 분위기다.

하지만 정세균 국무총리가 4월 대권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제3주자’들이 등판을 저울질하고 있어 차기 대권 경쟁 열기는 더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두각을 나타내는 주자가 없어 답답한 형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야권은 4·7 재보궐선거 이후 정국 상황에 따라 다시 새판이 짜여 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를 이어오는 이재명 지사가 당분간은 이낙연 대표와 양강 구도, 혹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가세한 3자 구도 속에 시간이 흐를수록 안정적인 지지율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새해 벽두 ‘사면 발언’으로 내상을 입은 이 대표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락세를 멈추고 지지율 반등의 기미를 보이면서 조만간 선두가 뒤바뀔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오는 9일 대표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인 대권 준비에 나서는 이 대표는 4·7 재·보궐선거를 중대 분기점으로 본다. 재보선에 사력을 걸어 승기를 잡아 지지율을 되찾고, 친문 핵심 지지층의 적극적 지지까지 다시 끌어낸다는 복안이다.

여당 내에서는 윤석열 전 총장이 이 지사의 지지층 일부를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친문 적자로 꼽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추미애 전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광재 의원 등도 친문 표심을 흡수해 등판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윤석열 변수 등으로 ‘시계제로’인 정국에서 야권에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신선함이나 본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거 대권 도전에 실패한 인사들이 대부분인 데다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장외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의 급부상이 야권 잠룡들의 발걸음을 재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그나마 움직임이 있는 잠룡으로는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거론된다. 여기에 최근 들어 왕성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전 총리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유 전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해박한 정책 전문성과 중도 개혁 이미지가 최대 강점이다.

홍준표 의원은 검사 출신 특유의 촌철살인 입담과 영남권과 전통적 보수층의 지지세를 기반으로 현재 보수진영 주자들 가운데서 가장 높은 표 결집력을 보이고 있다.

도정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우선 평가를 받겠다는 원희룡 제주지사는 유일한 학생 운동권 출신으로 민주당 후보에 맞설 수 있는 최대의 본선 경쟁력을 주장하고 있다.

현역의원들과의 스킨십을 넓히고 있는 황교안 전 총리는 지난주 부인과 함께 경북 안동을 찾아 지역민들의 민심을 청취했으며 조만간 대권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최근 국민의힘에 복당한 3선의 김태호 의원도 당권과 대권 사이 도전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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