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포항병원 신경외과 양동훈 진료과장
에스포항병원 신경외과 양동훈 진료과장

하지의 통증·저린감·이상 감각·뭉침·시림·부종·냉감·열감 등은 많은 환자가 고통받는 증상들로 꼽힌다.

걷거나 오래 서 있을 때 더 심해지는 등 차이가 나고, 아침에 더 심하거나 저녁에 심할 수도 있다.

하지의 다양한 양상의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도 다양하고 그 원인에 맞는 치료법이 각각 필요하다.

가장 흔한 하지 통증의 원인으로는 요추 추간판 탈출증·요추 척추관 협착증과 같은 요추의 문제가 있으며, 이에 대한 진단과 치료법은 여러 매체를 통해 많이 홍보되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요추 MRI 검사 또는 치료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통증의 호전이 없거나, 요추에 특별한 병변이 없고 다른 문제도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하지의 만성 통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다.

현재까지 하지 통증 원인에 대한 연구가 완료되진 않았으나, 최근 이전까지 설명되지 못하던 하지 통증 원인의 하나로 하지 표재성 정맥의 역류가 지목되고 있다.

하지 정맥의 역류에 따른 만성 정맥 부전으로 인한 하지 통증은 오래 서 있거나 앉아있어야 하는 직업군에 더 흔하며, 중년 이후 많이 발생하나 젊은 나이에 발생하기도 한다.

잘 때 통증이 더 심해져 밤잠을 설치게 하고 아침에 일어나도 증상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날카로운 통증뿐 아니라 저린감·시린감·열감·냉증·다리를 계속 털게 된다는 등으로도 많이 표현하며, 추간판 탈출증 등에 의한 신경인성 증상보다 증상의 표현이 환자마다 더욱 다양하고 보통 만성적인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특별한 원인이 없는 신경성 문제로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잦다.

이전에는 하지 표재성 정맥의 문제를 하지 정맥이 역류하여 혈관이 튀어나오는 하지 정맥류에 국한해서 생각했지만, 검사 방법과 장비의 발달에 따라 하지의 큰 정맥뿐 아니라 작은 가지 정맥과 망상 정맥에서 큰 정맥과 연관되거나 독립적인 역류가 발생한다는 것이 관찰되고 있다.

밖으로 돌출된 정맥만이 아니라 겉보기에 정상으로 보이는 드러나지 않는 정맥에서 역류가 훨씬 많이 발생하며, 만성 통증이 있는 부위에 이러한 숨어있는 정맥의 역류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검사로 잘 설명되지 않던 하지의 통증에 대해 하지 정맥의 숨어있는 역류와 이에 따른 만성 정맥 부전과의 연관성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 만성 정맥 부전의 진단은 최신형의 초음파 검사 장비를 활용해 진행되며, 이전의 하지 정맥 초음파 검사와 달리 정맥 통증의 개념에 대한 이해, 추간판 탈출증 등 다른 원인에 대한 통증 발생 가능성 감별, 큰 정맥만 아니라 병변 주위의 작은 정맥의 검사 등 상당히 복잡한 검사 과정을 거치게 된다.

만성 정맥 부전이 진단되면 망가진 정맥의 탄성을 높여 역류를 감소시키는 약물치료와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약물치료를 지속해도 증상의 호전이 미약할 경우, 망가진 작은 정맥을 막아버리는 폼경화요법치료·큰 정맥에 대한 고주파나 베나실을 이용한 정맥폐쇄술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하지의 통증은 삶의 질을 급격히 저하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

다양한 원인에 대한 다각도 접근과 검사로 정확한 진단을 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치료로 삶의 질이 회복될 수 있으며, 특히 지금까지 간과됐던 하지 정맥 부전에 의한 통증의 진단과 치료로 많은 환자가 통증의 늪에서 벗어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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