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4월 18일까지

왼쪽부터 사진가 송석우, 이지민, 이하늘.
1871년 우리나라에 처음 사진이 출연한 이래 근대 사진의 역사를 봤을 때, 대구는 우리나라 사진예술의 중심에 있었다.

한때 ‘사진예술의 수도’라고도 불리었을 만큼 그 열기는 대단했으며, 여러 학교에 사진학과가 설치되며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또한 뿌리 깊은 토대를 기반으로 2006년부터 세계적 규모의 사진 행사인 대구사진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매회 수백 명의 사진가가 참가, 수십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대구사진비엔날레는 대구 사진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나타내는 쾌거로서, 이는 곧 대구 지역문화의 저변 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나날이 심각해지는 서울 중심의 문화쏠림 현상으로 인해 대구사진의 지위는 점차 그 위상을 잃어갔다.
Object a; 시대의 욕망 포스터.
한때 동성로 곳곳에 자리한 사진기점, 현상소, 사진학원 등 사진 관련 업소들은 자취를 감추었고,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많은 학교에서 사진학과가 사라지며 전국에서 모여들었던 사진학도들 또한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그렇게 ‘사진의 수도’라는 옛 명성은 허울만 남은 채 현재 신진사진가, 청년사진가는 고사하고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가 또한 찾기 힘든 실정이다.

이에 2018년 개관한 대구 유일의 사진 중심 아트스페이스인 아트스페이스 루모스(대표 석재현)가 우리 지역이 갖는 문화적 정통성을 잇고 대구 출신 청년사진가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지역 청년사진가를 소개하는 첫 번째 기획전인 ‘Object a; 시대의 욕망’전을 27일부터 4월 18일까지 선보인다.
송석우 작 ‘IDENTITY 정체성의 사유’
이번 전시는 욕망 속에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 속에 자신을 찾기도, 잃기도 하는 혼란과 번뇌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20대, 30대는 타인의 욕망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이다. 청년들은 어린 아기가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을 통해 자신을 인식하듯 타인의 욕망을 거울삼아 자신의 모습을 찾아간다. ‘Object a; 시대의 욕망’이토록 사회와 타인에 민감한 20대 사진가의 눈으로 담아낸 세상의 모습이다.

주제를 정하고 몇 가지 조건을 통해 사진가를 선정했다. 주제와 맞는 인물사진, 대구 기반 혹은 대구 소재 사진학과 출신, 마지막으로 20, 30대의 청년사진가. 그렇게 선정된 사진가는 송석우, 이지민, 이하늘 이상 3명의 사진가이다. 그들 모두 대구 소재 사진학과를 졸업, 왕성한 활동을 선보이며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사진가로서, 지역의 사진학도 및 청년 사진가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다.

대구예술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학과를 졸업하고 국제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송석우 사진가는 본인의 자아, 정체성에 대해 탐구하며 담아낸 ‘IDENTITY : 정체성의 사유’, 규격화된 사회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담은 ‘Wandering, Wondering’등 두 가지 시리즈를 선보인다. 경일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2019 미래작가상(박건희문화재단+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을 수상한 이지민 사진가는 20대에 겪는 혼란과 고심 등을 담아낸 ‘무엇을 말했고 무엇을 생각했는가’, 경일대학교를 졸업하여 각종 국제 사진 어워드에서 수상한 이하늘 사진가는 현실과 디지털 속 인물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낯설음과 현재와 가상 사이 시선의 역전에 대한 두려움을 담아낸 ‘Stranger’시리즈를 선보인다.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관계자는 “대구에서 사진은 지역 문화예술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매우 중요한 매체이다. 사진의 수도라는 옛 명성에 걸맞게 저력 또한 대단한 것이다” 며“본인과 아트스페이스 루모스는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지역의 신진 사진가를 발굴해 대중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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