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부터 어학연수생 '급감'
대학간 '출혈경쟁' 볼보듯…국가적 지원책 시급

외국인 유학생이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본관 앞에서 자신들이 평소 발음하기 어려운 한국말이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사진촬영을 하고있다.경북일보DB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에 빠진 지역 대학들이 내년도 외국인 유학생 유치마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해는 대학별로 외국인 유학생 숫자를 유지하거나 증가한 대학들이 많아 전체적으로 큰 폭의 변화는 없었다.

경북대 외국인 유학생 학부 신입생은 1학기 기준으로 지난 2019년 42명, 2020년 93명, 올해 55명으로 떨어졌다.

2학기 기준으로는 2019년 80명에서 지난해 33명으로 급감했다.

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파생되기 직전인 1학기는 이미 등록을 마친 학생이 많아 어느 정도 유지됐다. 하지만 2학기 들어서는 코로나19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영남대 학부 신입생은 지난 2019년 69명, 2020년 123명, 올해 55명으로 급감했다.

다만 대학원생은 같은 기간 182명·183명·195명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대학원생의 경우 이미 국내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학생이 대부분을 차지, 코로나19에서 좀 더 자유로웠던 것이 증가한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계명대는 1학기 기준 학부 신입생은 올해 134명으로 지난해 101명, 2019년 113명보다 오히려 늘었다.

대구한의대는 같은 기간 전체 유학생 숫자가 73명·86명·104명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구대는 외국인 유학생 신입생이 104명·146명·140명으로 소폭 감소하는데 머물렀다.

대구지역 전문대는 대부분 외국인 유학생 숫자가 지난해보다 올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계명문화대는 같은 기간 신입 외국인 유학생이 38명·75명·174명으로, 영남이공대는 2021년까지 학부생 기준 전체 외국인 유학생이 40명·182명·259명으로 늘었다.

영진전문대는 전체 외국인 유학생 숫자가 지난 2019년 1학기 기준으로 461명에서 지난해 138명으로 급감했으나 올해 343명으로 회복했다.

반면 수성대는 지난 2019년 259명에서 지난해 142명, 올해 108명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대구보건대와 대구과학대는 외국인 유학생 비중 자체가 크지 않았다.

보건대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신입생이 20명·27명·17명에 불과했으며 과학대는 2명·1명·0명으로 외국인 유학생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언어와 국적을 무시할 수 없는 보건계열이 주력인 만큼 구조적으로 외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이점이 없는 것이 주요 요인이다.

대부분 대학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 오히려 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학령인구 감소를 외국인 유학생 유치 등으로 돌파구를 삼으려 고려 중이지만, 내년부터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학부 신입생들은 국내에 들어와 어학연수나 한국어 학당 등에서 1~2년을 보낸다.

올해 입학한 외국인 유학생들은 이미 국내에서 1~2년을 보낸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각 학교들은 국내 어학당 등을 다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치전을 벌였고 올해는 성과를 거뒀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어학연수 숫자가 급감, 여파가 내년부터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4년제 대학교의 어학연수생은 지난 2019년 72명에서 지난해 28명, 올해 9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86명이던 계명문화대는 올해 47명으로, 영남이공대는 지난해 287명에서 올해 110명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세가 내년부터 학부 신입생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결국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한 경쟁이 심해지면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인 유학생 관리를 위해 사용되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어 대학 정책적으로 유불리를 자세히 분석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학 관계자는 “지금은 덜 하지만 학생 비자로 입국, 불법 취업으로 불법 체류자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불법 체류자로 분류되면 소속 학교도 페널티를 받게 돼 무턱대고 유학생을 받을 수도 없다”고 전했다. 또 “학령인구 감소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필요하지만, 유학생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 등을 고려하면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아직 의문”이라고 덧붙였다.김윤섭 기자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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