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산 고등어가 시장에서 국내산으로 둔갑해 팔리고 있다는데 감독기관인 수산물품질관리원(이하 수관원)은 뒷짐을 지고 있다. 시장 바닥에 이 같은 소문이 파다한데도 수관원이 이를 모르고 있었는지, 눈감아 줬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동해안 최대 시장인 포항 죽도시장에는 상인들 사이에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부산 참고등어로 팔린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시장에서 팔리는 수산물의 품질을 믿을 수 없다. 죽도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로 상인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뿐만 아니라 품질이 낮은 수산물 유통으로 피해가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심각한 문제다.

설령 이 같은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이런 불신이 생긴 것은 수관원 등 수산물 유통 관리를 맡고 있는 기관의 직무 소홀에서 기인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수관원은 추석이나 설을 앞두고는 원산지 표시 단속에 열을 올린다. 명절을 전후해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며 홍보하기 일쑤다. 하지만 시장에 이 같은 소문이 공공연하게 돌 때까지도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았다.

죽도시장 상인들이 스스로 노르웨이산과 국내산 고등어의 차이점을 거론해가며 부정유통을 지적하고 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몸에 선이 굵고 선명한 무늬가 있고, 국산 고등어는 선이 비교적 흐릿하며 무늬가 잘다고 설명한다. 또 노르웨이산은 눈알이 작고 머리가 뾰족한 삼각형 모양인데 비해 국산은 눈알이 크다고 한다.

상인들은 시장에서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부산 참고등어로 둔갑해 큰 고등어 4마리에 2만 원에 팔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상인들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등어도 노르웨이산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한 판매 사이트가 12마리에 3만 원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한다며 올린 사진에서도 노르웨이산 특유의 진한 줄무늬가 선명하다는 것이다. 이 사이트는 날씬한 유선형의 몸체에 머리가 삼각형인 노르웨이 고등어를 청정 동해안 자연산 고등어로 팔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인들은 국내 자연산 고등어를 이렇게 싼 가격에 팔 수 없다고도 한다.

소비자들은 이 같은 원산지를 속여 파는 수산물은 물론 최근 원전 피해 지역인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우회 유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수관원은 물론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은 원산지 표시 단속과 방사성 물질 조사 등 수산물 안전과 유통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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