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조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안성조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시립·도립 예술단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시와 도에서 설립하고 관리·운영하는 예술단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공공의 이익은 아마 시도민에게 수준높은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대구광역시는 시립 교향악단, 합창단, 무용단, 극단, 소년소녀합창단 등을 운영하고 있고, 경상북도는 도립 국악단, 교향악단, 무용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포항, 구미 등의 기초지자체에서도 예술단을 운영하고 있으니 꽤 많은 시립·도립 예술단이 우리지역에 설립·운영되고 있다.

그간 시립·도립 예술단은 정기·특별 공연 및 연주회 등을 통해 시도민의 문화향유 수준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여 왔으나, 최근 감염병 확산사태와 함께 예술단의 활동이 위축되었다. 이러한 시점에 시립·도립 예술단의 활동을 짚어보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첫째, 온라인 콘텐츠 확대이다. 독일의 베를린 필하모닉은 코로나 확산이 한창일 때 모든 공연일정을 취소하고 대신 온라인 공연콘텐츠를 한시적으로 개방했다. 이를 통해 베를린 필하모닉의 수준 높은 공연을 전 세계인이 누릴 수 있었고,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큰 위로가 되었다. 또한 세계인을 위한 이러한 배려가 베를린 필하모닉의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지역의 시립·도립 예술단 역시 이러한 시도를 해 보았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온라인 공개가 지적재산권 등의 문제가 있을지 모르지만 공공적 성격의 예술단인 만큼 의지가 있다면 이러한 문제는 원만히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온라인콘텐츠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아카이브화하여 공공을 위해 필요할 때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둘째, 프로그램의 다양화이다. 그간 시립·도립 예술단의 공연과 연주는 대체로 격식을 갖춰 특정한 공연장에서 진행되었다. 그러나 대구경북의 문화소외 지역이 많고 문화예술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계층도 있다. 따라서 다소 격식이 파괴되더라도 주민밀착형 기획공연을 더욱 확대하면 좋겠다. 이를테면 찾아가는 콘서트, 신진음악인과 함께하는 콘서트, 설명이 있는 콘서트, 어린이와 함께하는 공연, 민간예술단과 함께하는 공연, 실시간 공연 생중계 등의 형태가 될 것이다.

셋째, 지역성 강화이다. 전국적으로 지자체에서 설립·운영하는 많은 예술단이 있으나, 그 공연의 내용은 대동소이한 편이다. 따라서 시립·도립 예술단의 지역적 특성은 다소 약하다고 할 수 있다. 지역출신 음악가의 작품이나 지역배경 작품을 재조명하거나 프로그램화한다면 지역 기반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그간 조명받지 못하던 지역기반 음악이나, 사라져 가는 민요, 농요 등도 재해석하여 공연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운영 효율화이다. 일부 예술단은 지자체나 집행부와 노조가 갈등을 겪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운영규정이나 매뉴얼을 체계화하여 운영원칙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예술단원의 자율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자체와 관련협회는 예술단에 속하지 않은 순수예술인이나 신진예술인에 대한 지원도 필요할 것이다.

시립·도립 예술단은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기반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정기·특별 연주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감염병 확산 사태를 계기로 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보다 적합한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획프로그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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