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취업자 수가 23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취업자 수 감소 최장 기록을 매월 경신하고 있다. 대구의 현실이 극단적인 예일 수 있지만 우리나라 고용시장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 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 수가 전년 같은 달 대비 47만 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구의 기록에는 절반 정도이지만 전국적으로도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 째 취업자가 줄었다. 외환위기 직후 16개월 감소한 이래 최장기 감소세다.

지난달 대구 고용률은 56.5%로 전년 같은 달보다 0.3%p 하락했다. 특히 경제의 주축인 40대가 -2만1000명으로 가장 많이 감소했다. 대구는 실업지표 상황도 최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대구의 실업자는 1년 전보다 1만 4000명 늘어난 6만3000명을 기록했다. 실업률이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업률은 전년 같은 달 대비 1.1% 증가한 5.1%다.

경북의 고용률도 대구와 비슷한 58.4%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2.2% 하락했다. 취업자 수도 135만3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5만4000명 감소했다. 특히 산업 주축인 제조업이 -2만7000명, 건설업 -1만 명으로 두드러진 감소를 보였다. 실업률은 대구보다 높은 5.4%를 기록,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6% 상승했다. 실업자 수가 7만7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2만1000명이나 증가했다.

이런데도 전국적으로 2월 취업자 감소 폭이 1월에 비해 다소 줄었다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고용시장이 눈에 띄게 완화하는 모습”이라고 반색했다. 하지만 대구와 경북 등 전국의 고용 내용을 들여다보면 캄캄한 지경이다. 통상 고용지표가 전월 대비 개선되는 게 3개월 이상 지속 될 경우 회복되는 신호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고용 질적인 측면에서도 심각하다. 2월 전국의 30대 이하 취업자는 38만 명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21만 명 증가했다. 홍 부총리가 ‘노인 알바’로 분식한 통계를 그것도 일시적인 효과를 가지고 고용시장이 완화되고 있다고 한 것은 공감할 수 없다. 대기업 10곳 중 6곳이 올해 상반기 직원 채용 계획이 없다. 정부는 청년들이 갈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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