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혼인 1만7000여건 불과…전년 대비 3000여건 이상 줄어
인구 감조·코로나 장기화 주요인, 집값 상승·인식 변화 등도 '한몫'

사진은 경주형 작은 결혼식 모습.

지난해 우리나라 혼인 건수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경북과 대구의 혼인 감소율이 전국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0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1만4000건으로 2019년의 23만9200건보다 2만6000건(-10.7%)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역대 최저다. 이전 최저치는 지난 2019년 기록한 23만9159건으로, 이는 1971년 최저치(23만9457건)를 48년 만에 경신한 것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대구의 혼인 건수는 8340건으로 전년(9880건)대비 -15.6%(1540건) 줄어들면서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경북 또한 지난해 혼인건수(9046건)가 지난 2019년 혼인 건수(1만637건)에 비해 크게 줄어들면서 -15.0%(1591건)을 기록하면서 대구에 이어 2번째로 감소율이 높은 지역으로 꼽혔다.

이와 관련 통계청 관계자는 “결혼적령기인 30대 인구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혼인 건수가 줄고 있다”며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와 주거비 부담 등 경제적 요인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결혼식 연기·취소가 늘어난 것까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혼인 건수는 1980∼1990년대까지 매년 35만건 이상을 기록하다가 2000년대 들면서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이 흐름이 더 가팔라지면서 2016년 연간 30만건이 깨진 가운데 2012년부터 2020년까지 9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록한 10.7%의 감소율은 통계 작성 이래 1971년(-18.9%) 다음으로 높다. 이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한 것은 1997년(-10.6%)이 마지막이었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나타내는 조(粗)혼인율도 4.2건으로 전년 대비 0.5건 감소했다. 조혼인율 역시 2012년 이후 9년째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혼인 감소는 남녀 모든 연령에서 두루 나타났는데, 그 중에서도 ‘결혼적령기’에 해당하는 30대 남성과 20대 후반 여성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남성의 경우 35∼39세에서 6만6000건, 30∼34세에서 6만건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여성은 25∼29세가 7만4000건, 30~34세가 5만2000건 줄었다.

특히 전반적인 결혼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30대 후반에서의 감소 건수가 더욱 눈에 띄었다.

한편, 30대 후반 남성의 결혼 감소 건수가 많아지면서 지난해 남성의 평균 초혼연령은 33.23세로 전년 대비 0.14세가 하락했다.

초혼연령 추이 통계가 작성된 1990년 이래 남녀 통틀어 평균 초혼연령이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은 30.78세로 전년 대비 0.19세가 상승했다. 여성 평균 초혼연령은 1990년(24.78세)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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