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학교(왼쪽)와 영남이공대 전경.
영남대와 영남이공대 간 통합 논의가 시작됐지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각 대학 구성원들은 대부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관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합 논의가 일방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들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최외출 영남대 총장은 선거 공약으로 양 대학의 통합을 제시했다.

총장 선거 때마다 거론됐지만, 이번에는 무게감이 다르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최근 지역 대학의 위기가 구체화 되면서 각 대학은 어떤 식으로든 구조조정 등 자구책 마련이 강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취임 후 최 총장은 대학 혁신을 위해 지난달 부총장을 6명으로 늘렸다.

이중 통합 업무를 총괄하기 위해 배병일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특임 부총장으로 임명하는 등 통합 논의에 무게를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현재로써는 별다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배 부총장은 “큰 계획이라도 만들어져야 하지만 아직 논의가 진척된 것은 없다”며 “다음 달 보고서를 만들려고 구상 중이지만 어떻게 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통합 논의가 외부로 알려진 만큼 학생회에서도 문의가 왔지만 통합 관련 내용이 없어 답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대학본부 측도 총장 공약으로 제시된 것을 제외하고 진행된 것이 없으며 내부 구성원의 합의가 전제돼야 하는 문제인 만큼 쉽게 방안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영남이공대는 영남대에서 제기된 사안이고 재단인 영남학원에서도 뚜렷한 입장이 없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달 취임한 이재용 총장 역시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총장 선출 과정에서 관련 질문을 받았지만 통합을 위해서는 전체 구성원의 합의가 우선이라고 답했다.

구조조정 측면에서 접근할 경우 진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공대로서는 공식적인 논의가 시작된 것도 아니고 함께 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도 아닌 만큼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통합하더라도 최소 4년 뒤가 될 수밖에 없는 것도 직접 피부에 와닿지 않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신입생까지는 통합과 관련해 모르는 상황에서 입학, 행정의 신뢰성 확보 측면에서 이들이 졸업하기 전까지는 통합을 이뤄내기 쉽지 않다.

이공대도 4년제 학과가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 통합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영남대에서 일방적으로 통합을 진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다.

한 이공대 교수는 영남학원 이사진에 이공대 총장이 포함돼 있지 않아 이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만약 이사회에서 통합을 결정하면 교내에서 반발하더라도 근본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A교수는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고 내부 동의가 우선인 사안으로 아직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이사회에서 이공대의 입장을 반영하기 미흡한 부분은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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