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월 생산자물가지수 0.8%↑…"물가안정 목표수준 2% 하회할 것"
경북지역 버스요금 5년 만에 인상

국제 유가가 4일(현지시간) 주요 산유국들의 소폭 증산 합의에 힘입어 2년 만에 최대폭으로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2%(2.55달러) 치솟은 63.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9년 4월30일 이후 하루 최대폭 상승이다.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스크린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표시돼 있다.연합
‘밥상물가’ 급등에 이어 석유류 가격마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서민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가·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까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물가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휘발유·경유 가격 오름세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24일 지역 휘발유 ℓ당 평균 판매가격은 경북 1512.97원, 대구 1508.22원을 나타냈다.

대구 서구 와룡로의 한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가 ℓ당 1845원으로 가장 비쌌고, 영천시 고경면 호국로에서는 ℓ당 1409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이날 전국 평균 판매가격을 살펴봐도 ℓ당 1530.95원으로 지난 18일(1517.4원) 대비 13.55원 올랐다.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이 1500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3월 둘째 주 이후 1년 만이다.

경유 역시 전국 ℓ당 평균가격이 지난 18일보다 12.92원 상승한 1329.72원, 경북 1310.88원, 대구 1308.30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지수(2015년 수준 100)’는 105.85(잠정치)로, 한 달 전보다 0.8% 상승했다.

전년동월대비 2.0% 오른 것으로,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농산물(+5.1%)과 축산물(+2.0%)을 중심으로 농림수산품 물가가 한 달 사이 3.0% 올랐다.

주요 품목을 보면 풋고추가 한 달 사이 127.3% 올랐고, 파는 1년 전과 비교하면 341.8%나 상승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받은 공산품은 석탄 및 석유제품(+7.2%), 화학제품(+1.4%) 등을 중심으로 한 달 전보다 1.1% 상승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과 화학제품은 각각 4개월, 9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 한은총재 “올해 물가, 기존 전망보다 높아질 것”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한국은행도 올 하반기 물가가 전망치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서면으로 진행된 ‘주요 현안에 대한 문답’을 통해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대 후반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제유가가 대폭 하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 후반으로 높아지고, 하반기에도 대체로 1%대 중후반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총재는 “유가 상승폭이 커지고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전망치(1.3%)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물가안정 목표수준(2%)을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백신 접종 등으로 인해 빠르게 진정될 경우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pent-up demand)분출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도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도 지난 2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유가·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 향방에 따라 2분기 물가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공요금의 안정적 관리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 경북지역 버스 요금 5년 만에 올라

실제 유류비·인건비 등 운송원가가 줄줄이 오르면서 경북 도내 버스운임도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 11일 경북도 대중교통발전위원회의 사전 심의와 물가대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버스요금을 2016년 1월 1일 이후 5년 2개월 만에 인상 조정했다.

평균 인상률이 16.8%에 달해 서민 주머니 사정을 힘들게 만들 전망이다.

버스 일반요금은 1300원에서 1500원, 중고생 요금은 1000원에서 1200원, 초등생 요금은 700원에서 800원으로 올린다. 좌석버스 요금도 1700원에서 2000원으로 오른다.

이에 따라 각 시·군별 버스 요금 조정에 들어갔다.

영주시와 봉화군 등은 오는 6월 1일부터 경북도 물가대책위원회 인상분을 반영할 계획이며, 구미시와 칠곡·성주군 등은 5월 1일부터 버스 기본요금을 200~300원 가량 올린다.

상주시는 일반버스 기준 15.38% 인상안과 적용 시기를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군위군은 오는 7월께 군위교통과 협의 후 대중교통요금 인상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배성길 경북도 일자리경제실장은 “장기간 운임을 동결했으나 유류비·인건비 등 운송원가의 지속 상승과 이용객의 감소에 따른 업계 경영 악화와 이용객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임 요율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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