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안돼" vs "규모 줄이겠다"…북구청, 면담서 입장차만 재확인

무슬림(이슬람교인)들이 24일 오후 대구 북구청에서 열린 이슬람 사원 건립 반대 주민과 대화의 자리에 참석하고 있다. 이번 공식 대화의 자리는 북구청 주선으로 이슬람사원 건립 공사가 중단된 지 37일 만에 마련됐다.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대구 북구청이 이슬람 사원 건축주와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 간 중재에 나섰으나 양측의 입장 차만 재확인한 채 불발됐다.

이슬람 사원 건축주 측과 반대 주민은 24일 오후 북구청 소회의실에서 첫 공식 면담을 가졌다.

이날 주민 측은 이슬람 사원 건축주가 앞서 설명한 것과 다른 건축물을 짓고 있다며 크게 반발했다. 건축주 측이 1층 규모 주택을 짓겠다고 했다가 현재 3층 규모의 건축물을 건설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슬람교에서 한 달 여 동안 행하는 금식 기간인 ‘라마단’으로도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기간에 이슬람 교도들은 해가 떠 있는 낮 시간에는 음식과 물을 먹지 않다가 해가 지면 금식을 중단한다.

특히 한 주민은 “밤에 음식 냄새를 풍기고, 사람들이 모여 내는 소음으로 딸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출근한 적이 있었다. 내가 직접 겪은 불편함이 있는데, 왜 우리 입장을 생각하지 않나”라며 “주택이 있었을 당시 종교의 자유와 외국인들을 이해한답시고 민원을 넣지 않았던 게 사원 건축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후회된다”고 하소연했다.

건축주 측은 주민들이 크게 불편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설득했다. 달서구 죽전동에서도 20여 년 동안 사원을 운영하면서 별다른 항의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에 21년째 거주 중이라고 밝힌 건축주 칸 나덜씨는 “평소 사원에는 많은 교인이 찾아오지 않고 라마단 기간에만 온다”며 “죽전동 이슬람 사원도 직접 나서서 만들었는데, 아무런 항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원 부지를 옮기는 안건에 대해서는 “다른 곳에 지을 생각은 없다”면서도 “건물 규모를 줄이는 안은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중재에 나선 북구청은 재차 양측 의견을 조율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청 관계자는 “주민 의견을 다시 수렴한 이후 양측의 협의를 재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