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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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막 내 트위터 계정을 설정했다,”(just setting up my twttr,). 트위터 창립자 잭 도시가 쓴 이 역사상 첫 번째 트윗의 소유권을 인정한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가 경매를 통해 290만 달러(약 32억7000만 원)에 판매됐다. ‘NFT’를 ‘대체불가능토큰’으로 번역하지만 ‘유일 원본디지털파일’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아무도 거주할 수 없는 집이 50만 달러(약 5억6400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 캐나다의 현대 예술가 크리스타 킴이 만든 ‘디지털 하우스’다. 이 집은 AR(증강)·VR(가상) 고글을 사용해야만 볼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이다. ‘집’이라지만 실은 하나의 디지털 파일이다.

또 300메가바이트(Mb) 용량의 이미지(JPG) 파일 1개가 무려 6930만 달러(782억 원)에 팔렸다.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이 2007년부터 연재한 작품을 한데 모은 ‘매일-첫 5000일(Everydays-The First 5000 Days)’이란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비플은 미국 조각가 제프 쿤스, 영국 출신 현대미술가 데이비드 호크니에 이어 생존작가 중 세 번째로 비싼 경매 기록을 세웠다.

‘디지털 하우스’나 ‘매일-첫 5000일’도 NFT형태로 거래됐다. NFT는 가상자산의 진품증명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한 표식을 부여, 소유권을 인정한다.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가 담긴 메타데이터와 불법 복제를 방지하는 타임스탬프가 합쳐져 세상에 하나뿐인 자산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인터넷상에서 누구나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자산에 원본의 고유성을 부여해 거래하는 형식이다. 작품 소유권을 블록체인 기술로 증명할 수 있어서 가짜가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미술시장의 새장이 열렸다는 평가다. 하지만 ‘매일-첫 500일’의 작가 비플조차 “NFT에 버블이 끼었다”고 했다. NFT가 비트코인처럼 버블인지 혁신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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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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