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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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감상> 시경(詩經)에는 “시는 마음이 흘러가는 바를 적은 것이다. 마음속에 있으면 지(志)라 하고, 말로 표현하면 시가 된다.”라고 했다. 마음속에 있는 지(志)가 시가 되려면 대상이 필요하다. 엘리엇의 ‘객관적 상관물’이 그것이다. 의식은 반드시 무엇에 대한 의식이며, 의식은 어떤 대상을 지향한다. 대상에 대한 의식의 지향성을 파악해야 한다. 소월의 지향성은 감정적이고 정서적이다. 이상과 이육사의 지향성과는 확연히 다르다. 류시화의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2014)과 소월 시집 『진달래꽃』(1925) 사이에는 약 100여 년의 간극이 있지만, ‘그리움’과 ‘회한(悔恨)’의 정서는 변함이 없다. <시인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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