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평년보다 34% 올라…조생종 출하전까지 더 오를듯
정부 비축미 10만t 추가 공급 발표에도 가격 안정은 '미지수'

대구 달성군 가창면 들녘에 한 농민이 노랗게 익은 벼를 수확하고 있다.경북일보DB
지난해 수해와 태풍 등에 따른 수확량 감소로 급등한 쌀값이 좀처럼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쌀 관측’ 4월호에 따르면 오는 4~5월 쌀 가격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면서도 추가 가격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2020년산 쌀 수확기(10~12월) 이후 가격 오름세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쌀 20㎏ 전국 산지가격은 수확기 가격(5만4천121원)보다 1천229원 비싼 5만5천350원으로 1년 전(4만7천386원)보다 16.8%나 올랐다.

쌀 산지가격 오름세에 따라 지역 도·소매가 역시 가파른 오름세를 보여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6일 쌀(20㎏) 대구지역 도매가격은 5만8천600원으로 한 달(5만8천원)만에 600원 소폭 올랐다.

전년(4만8천원)대비 22%, 평년(4만3천667원)보다 34% 높은 가격이다.

소매가도 오름세다. 대구 칠성지역에서는 전달 6만원에 팔리던 쌀 20㎏이 6만1천600원에 거래됐고, 포항 E유통에서는 전년(5만4천원)보다 1만1천원 비싼 6만5천원을 나타냈다.

문제는 쌀 가격이 아직 정점에 다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쌀 가격은 통상 전년도 신곡 비축량이 바닥을 보이는 6월에서 조생종 쌀이 나오는 8월까지 오름세를 보여왔다.

최근 이 같은 상황이 다소 교란되기는 했지만 지난해 수확량이 평년보다 크게 줄었던 것을 감안하면 전년도 신곡 부족현상이 좀 더 빨리 다가올 수 있어 추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김천지역 쌀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양곡 10만t 공급소식에 쌀 가격이 주춤거리고 있지만 2020년산에 대한 수요가 높은 만큼 현 수준 가격을 낮추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2020년산 신곡 수요가 마무리되고 2021년산 조생종 수확 전 시기인 6월~8월경 쌀값이 최고조에 이를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쌀 수확량 감소로 인한 가격 상승이 이어지자 최근 쌀값 안정을 위한 정부 비축미 10만t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쌀값을 잡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정부 방출 물량이 지난 2019년산이어서 신곡(2020년산) 수요를 대체하지 못할 경우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2월 정부양곡 17만t을 시장에 공급했지만 2020년산 생산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쌀 가격 상승세를 잡지 못했다는 농업관측본부 설명이 이를 뒷받침한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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