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초미세먼지 경보 발령

경북 전역과 대구에 황사경보가 발효된 29일 대구 수성구에서 바라본 대구 도심이 황사와 미세먼지로 뒤덮여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11년 만에 ‘최악’의 황사가 경북과 대구 전 지역을 덮쳤다.

통상적으로 황사는 입자가 커 미세먼지(PM 10) 농도에 영향을 미치나, 중국에서 대규모로 발원한 이번 황사의 경우 입자가 작은 먼지의 양이 늘어난 가운데 인위적으로 배출된 초미세먼지(PM 2.5)까지 겹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대구지방기상청은 29일 오전 9시를 기해 일부 지역에 내려져 있던 황사경보를 경북·대구 전 지역으로 확대했다.

황사경보는 황사로 인해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800㎍/㎥ 이상으로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이날 대구지역에 설치된 미세먼지 측정소 18곳 중 17곳에서 최대 1000㎍/㎥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북구 태전동 1348㎍/㎥을 비롯해 동구 신암동 1346㎍/㎥, 북구 산격동 1334㎍/㎥, 동구 서호동 1300㎍/㎥ 등 4곳에서 1300㎍/㎥ 이상을 기록했다.

경북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미세먼지 농도가 관측됐다.

이날 경북에 위치한 측정소 40곳 중 28곳에서 최대 800㎍/㎥ 이상을 보인 가운데 고령 대가야읍 941㎍/㎥, 성주군 931㎍/㎥, 포항 오천읍 929㎍/㎥, 군위읍 928㎍/㎥ 등 9곳에서 900㎍/㎥를 넘는 수치를 나타냈다.

또 경북과 대구에는 같은 날 오전 11시에 초미세먼지 경보까지 내려졌다가 경북은 오후 2시, 대구에는 오후 1시부터 초미세먼지 주의보로 하향됐다.

이번 황사는 지난 2010년 이래 가장 짙은 농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0년 3월 20일 당시 대구 2760㎍/㎥ , 안동 1797㎍/㎥ , 울릉도 2287㎍/㎥ 등을 기록한 이후 11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의 입자 크기가 작은 만큼 인체로 침투해 폐나 기도 등의 인체 장기에서 흡수되기 쉽고, 호흡기에서 입자 제거 속도가 느려 건강에 각종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대현 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기관지나 폐에 쌓인 미세먼지는 코나 기도 점막에 자극을 줘 비염·중이염·후두염증·기관지염·천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또 미세먼지의 독성물질이 모세혈관에 유입돼 혈액의 점도가 증가하면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혈관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심혈관질환이나 폐 질환·천식이 있는 사람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바깥출입을 삼가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불가피하게 바깥활동을 해야 할 때는 미세먼지와 황사에 대비하는 믿을 수 있는 KF80 또는 KF94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미세먼지를 폐 속으로 직접 투여하는 흡연을 멈춰야 하며, 규칙적인 생활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혜진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몸속으로 침투하면 염증반응·산화스트레스 유도·유전적 독성·유전적 돌연변이 유도 및 발암 유도를 통해 폐 질환·폐암·심혈관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면서 “어린이일수록 신체면적당 노출되는 미세먼지 비율이 높고 더 많은 영향을 받아 장기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외출 후 귀가 시 집에 오면 옷에 묻은 미세먼지로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수 있으므로 귀가 후 옷을 털거나 세탁을 하는 것이 미세먼지의 유입을 막을 수 있다”며 “비타민이 많은 음식과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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