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우 사)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
허성우 사)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

콘크리트 지지층이란 주로 정치권에서 인물 혹은 지역과 세대, 이념과 함께 정권의 통치 철학을 공유하는 충성도 높은 지지층을 의미한다. 콘크리트 지지층의 충성도 원조는 민주화 이후 YS와 DJ, JP를 빼놓을 수가 없다.

세 사람은 단연 지역을 기반으로 한 콘크리트 지지층을 확보한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3당 합당)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을 동시에 등에 업고 문민정부를 탄생시켜 시작은 장대했으나 IMF로 역대 정권 최악의 지지율 6%(한국갤럽 대통령국정수행 지지도 정기조사 발표)로 정권을 마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남의 절대적인 충성도와 충청의 측면 지원을 받으면서 국민의 정부를 출범(DJP연합)시켰지만 결국 가족 비리로 인해 정권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린 관계로 임기 말 국정지지도 24%(한국갤럽 대통령국정수행 지지도 정기조사 발표)를 유지하면서 결국 DJP 통합 정신을 되살리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특히 JP는 철저하게 충청이라는 지역을 기반으로 콘크리트 지지층을 형성했지만 지역 정당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3金 정치시대’ 종말과 함께 역사에서 사라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호남이라는 전략적 동반자와 경남지역, 그리고 386세대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참여정부를 창업했지만 전략적 동반자인 호남을 등지면서(열린민주당 창당) 지역 기반이 분열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스스로 임기 내 국격(國格)과 사회적 권위를 양분시켜 임기 말에는 27%(한국갤럽 대통령국정수행 지지도 정기조사 발표) 지지율로 정권을 넘겨주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른 중산충이라는 새로운 지지층을 기반으로 국정을 수행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임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다스·친인척 비리로 인해 최대의 지지기반이었던 중산층이 등을 돌림으로써 임기 말에는 23%(한국갤럽 대통령국정수행 지지도 정기조사 발표)까지 국정수행 지지도가 내려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영남을 기반으로 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 세대(60대~70대)의 견고한 콘크리트 지지층의 지원을 받아 집권을 했지만 세월호 수습 과정에서 지도자의 역할에 대한 한계와 최순실 사태까지 덮쳐 국정수행 지지도 12%(한국갤럽 대통령국정수행 지지도 정기조사 발표)로 탄핵되고 말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탄생한 정부라 과거 정권을 단죄한다는 의미에서 역대 어떤 정부보다도 국민들의 기대가 충만했으며, 특히 임기 초반 「적폐청산」이라는 광풍이 정국을 휘몰아칠 때 국정지지율이 평균 60~70%를 유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와 공정을 주장했을 당시 제1열에서 환호하면서 노무현 정신의 유산을 짊어지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가득 찼던 40대, 그들은 문재인 정권이 스스로 정의와 공정을 무너뜨릴 때도 대한민국 「주류교체」와 「사회 개혁」에 대한 희망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든든하게 지켜왔다.

그런 40대가 임기 1년을 앞두고 「LH 투기 의혹 사태」 앞에서 흔들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 국정 지지율 최저치 34%(한국갤럽 3월 26일 발표)를 보였다. 왜 그럴까? 어쩌면 40대들의 마지막 경고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이것을 레임덕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LH 투기 의혹 사태」를 레임덕으로 받아들이기에는 40대에게 너무 무거운 짐이다. 결국 문재인 정권의 핵심 중심축인 40대가 무너진다는 것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애정과 신뢰 관계가 무너져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성공한 정부가 되기 위해 왜 40대가 「빨간 경고등」을 켰는지에 대한 의미를 잘 헤아려야 된다.

콘크리트 지지층의 충성도는 신뢰를 먹고 살 수밖에 없다. 신뢰는 약속이고 희망인 것이다. 신뢰가 무너지면 아무리 충성도가 높은 지지층이라 할지라도 미련 없이 즉시 “방 빼!”라고 요구한다. 그게 민심이다. 지도자는 절대적 지지기반을 너무 과신하면 안 된다. 과거 어떤 정부도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저버리고 성공한 정부는 없다. 국정 최고 책임자는 시대정신을 외면하거나 민심을 읽지 못하고 뺄셈정치에 몰두하면 충성도가 높은 콘크리트 지지층도 등을 돌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민심을 군주민수(君舟民水·임금은 배, 백성은 강물과 같아 강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라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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