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경주상공회의소, 2분기 기업경기전망 조사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포항과 경주 지역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포항·경주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4분기 지역 기업경기 전망(BSI)’조사에 따르면 각각 1/4분기 전망치보다 각각 42p와 54p나 상승했다.

특히 포항 지역의 2분기 제조업 전망치가 101을 기록해 지난 2018년 2분기 이후 3년 만에 100을 넘어섰다.

무엇보다 포항지역의 실적치를 보면 지난해 2분기 39를 기록하며 바닥을 친 뒤 3분기 45, 4분기 67에 이어 올 1분기에는 79까지 올라선 것으로 나타나 2분기 경기전망치가 단순히 기대감에만 그치는 게 아닐 것으로 예상됐다.

항목별 BSI 역시 설비투자가 109, 매출액 104, 체감경기 101 등 조사항목 전체가 기준치 100을 넘어섰으며, 자금조달여건(99)과 영업이익(89) 역시 기준치는 밑돌았지만 각각 31p와 44p씩 상승해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포항지역 경기가 이처럼 회복세를 보인 데는 무엇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서 경제 활성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무역상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긍정적 조짐이 큰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연초부터 주력산업인 철강 수요 증가 및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포스코의 조강생산량과 포항철강공단업체들의 생산액이 모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 경기회복세를 이끌었다.

실제 철강 최대 수요업종 중 하나인 조선업이 지난해 말 이후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가 급증하면서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수요물동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데다 통상 철강 수요가 늘어나는 3월부터 오르던 철강가격이 올해는 1월부터 일찌감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철강공단업계의 생산 및 수출액도 평년수준으로 돌아왔다.

철강공단업계는 지난해 8월 생산과 수출 모두 바닥을 기록한 뒤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 지난 1월 생산액이 1조366억원, 수출액이 2억2천463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런 가운데 포항지역 기업들은 코로나19사태 이전 실적 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질문에서 응답기업의 79.6%가 ‘내년 이후 회복’을 꼽았으며, 나머지는 ‘올해 안에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기업 경영에 미칠 대·내외 리스크로는 각각 ‘환율변동성(28.2%)’과 ‘코로나19 재유행(38.3%)’을 가장 먼저 꼽았다.

경주지역 기업들의 2분기 경기전망치는 84로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았지만 지난 1분기 30에 비해서는 무려 54p이나 상승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또한 1/4분기 실적치 역시 ‘78’로 4/4분기 실적치 ‘40’보다 38p 상승해, 반등세를 나타내며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주지역 기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치(100) 아래에 머물고 있어 아직은 낙관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결과 지역기업들의 매출, 영업이익, 설비투자, 자금조달 여건 등 경영 부문에 있어 2021년 1/4분기 실적치 대비 2/4분기 전망치를 비교하면, 매출액(79→90), 영업이익(66→72), 설비투자(93→94), 자금조달여건(63→71) 등이 기업경기전망 기준치(100)을 밑돌고 있다.

하지만 통계상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돼 가고 있어 긍정적인 경기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역 기업체들이 올해 경영에 있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대외 리스크로는 ‘미·중 무역 갈등을 포함한 보호무역주의 심화’(24.5%)를, 대내 리스크로는 ‘코로나 재유행’(44.6%)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작년 한해 실적(영업이익)이 재작년(코로나 이전)에 비해 평균 44.3%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역기업들에게 코로나 재유행이 없음을 가정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실적이 회복되는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66%), ‘올해 안’(29.5%), ‘상반기 중’(4.5%)로 순으로 응답했다.

경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역기업체들은 최근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내·외국인 현장 근로자 부족 등 대·내외적인 악재 속에 제조업 부문의 불확실성이 계속 확대되고 있”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맞춤형 경영지원 사업 발굴과 기업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규제 개선 및 세제지원 확대를 통해 기업들의 경제 활력을 제고할 수 있는 적극적인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욱, 황기환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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