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원 전 언론인
이상원 전 언론인

동양 문화권에서는 예로부터 오래 사는 수(壽), 넉넉한 재산을 가진 부(富), 건강하고 편안한 삶인 강녕(康寧), 덕을 즐겨 행하는 유호덕(攸好德), 제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죽는 고종명(考終命)을 오복(五福)으로 꼽았다. 이러한 지도층 사회의 오복과는 다르게 민간에서는 유호덕과 고종명 대신에 귀한 신분의 귀(貴)와 자손이 많은 다남(多男)을 꼽았다고 한다. 어디에서든 장수(長壽)를 으뜸가는 행복으로 여겼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의 ‘2019년 생명표’에 따르면 2019년생 신생아의 기대수명이 83.3세로 통계청 조사가 시작된 1970년생의 기대수명 62.3세에 비해 무려 21년이 늘었다. 불과 반세기만이다. 이는 의료기술과 공중보건의 빠른 성장과 발달에 기인할 것이다. 기대수명이란 0세 출생자가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수명을 말한다.

매년 4월 7일은 ‘보건의 날’이다. 이날은 국민 보건의식 향상과 보건의료 분야 종사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국가기념일이다. 또한 이날부터 일주일간을 ‘건강주간’으로 지정,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그 취지에 맞는 사업들을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400~500명대로 나와 ‘4차 대유행’의 기로에 있어 건강주간의 의미가 무색해지고 있다.

블룸버그 백신트래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백신 접종률에서 우리나라는 선진국은 차치하더라도 군부쿠데타로 대혼란에 빠진 미얀마(1.9%) 수준에도 못 미치는 1.85%(4일 기준)에 그치고 있다. 백신 수급에도 차질이 발생하는 등 또 다시 코로나19 백신 문제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K-방역을 자랑하던 정부가 정작 코로나 극복의 근본적 해결책인 백신 확보에는 안일했다는 게 중론이다. 결과적으로 김칫국부터 마신 모양새가 되어버린 K-방역이 용두사미(龍頭蛇尾)가 아닌 유종지미(有終之美)가 될 수 있도록 정부의 각성과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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