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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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걸어왔다.
나에게 노래를 부르며 걸어왔다.

처음 듣는 그 노래를
아이는 먼 데서부터 부르며 온 것도 같고
나는 먼 데서부터 들었던 것도 같은데
이상하게 자꾸 눈물이 났다.

노래를 마치고 아이는
내 품에 안겼다.
안겨서 나를 꼭 안아주었다.

꿈이었다.

몸을 웅크리고 조금 더 울었다.
아이보다 작아져서 조금 더 울었다.


<감상> 누구나 마음속에 ‘내면(內面) 아이’가 있다. 어른이 되었어도 내면에는 작고 유약한 아이가 살고 있다. 어른이 되어, 정말 어른이 된 것처럼 살아가고 있지만, 마음속에 몸을 웅크린 작은 아이는 자라지 않고 슬픔과 함께 존재한다. 내 속의 그 작은 아이를 꼭 안아주고 눈물을 닦아주는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는 사랑에 빠진다. 그 사랑으로 살아간다. 조금씩, 정말, 어른이 된다. <시인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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