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철광석 등 가격 상승에 철강가격 천정부지로 치솟아
매월 인상에 적자계약 우려도

지난해 말 이후 조선 수주증가와 아파트를 비롯한 대형건축물 건설이 늘어나면서 철강경기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가격급등으로 인해 철강업계가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가 지난해 말 이후 세계 각국의 신조선 물량을 대거 수주하면서 지난 2016년 수주절벽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3월에만 초대형 컨테이너선 55척을 수주하는 등 계약 및 설계과정을 거쳐 빠르면 올해말 또는 내년부터 철강물동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 정책에 따라 아파트 공급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철근 등 건자재용 철강수요도 크게 늘어나면서 포항철강공단내 철강업체의 생산량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철강공단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공단 철강생산액이 월 생산액이 8천900억원때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 같은 해 12월부터 1조 원 대로 올라선 뒤 3개월 연속 1조 원대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1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철강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천정부지로 오르는 철강가격으로 인해 마냥 웃을 수 만 없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철강가격은 겨울철 비수기에는 가격이 떨어지다 3월을 전후해 수요증가가 이뤄지면 가격이 상승했으나 지난해의 경우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세계 철강 생산 및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이 지난해 여름 각종 재난이 잇따르면서 철강 수요가 급증하면서 철근 등의 주원료인 고철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고, 철광석과 연료탄 가격도 급등하면서 철강가격도 덩달아 뛰어 올랐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1년간 묶여 있던 세계 경제 회복 예상에 따른 물동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신조선박 급증, 선령도래에 따른 대체선박 발주까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철강가격 인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분기 단위로 가격이 오르는 게 통상적이었지만 지난해 말부터는 거의 매월 가격이 오르면서 계약을 체결할 당시 가격과 공급 시 가격 간 격차로 인한 손실이 만만찮다는 이야기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실제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 t당 71만원선이던 열연제품의 경우 올 1월 86만원, 2월 89만원으로 치솟았다.

이 같은 추세는 후판과 냉연제품 등도 마찬가지여서 1개월 간격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지난 2월 중순 이후 중국 철강 수요가 줄어들면서 다소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상황이지만 철광석과 연료탄 가격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철강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봄철을 맞고 있어 안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철강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최근 물량증가로 숨을 돌리던 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포항철강공단내 A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후 철강 수요량이 늘어나면서 생산·판매물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철강가격 상승에 따른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며 “올들어서만 철강가격이 20%가량 상승해 자칫 손해보고 판매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B업체 역시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돌아서면 철강가격이 오르고 있어 계약을 취소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며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움츠렸던 세계 경제가 급반전할 경우 철강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급등이 지속될 수 있어 수익성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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