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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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은 5년 초한전을 승리로 이끈 유방이 될 수 있을까? 5년에 걸친 초한 전쟁의 대미를 승리로 장식한 유방은 서한의 첫 황제에 등극했다. 그는 술자리를 열어 공신들에게 자신이 천하를 얻은 까닭과 항우가 천하를 잃은 까닭을 솔직히 얘기해 보라고 했다. 공신들은 유방과 항우의 장단점을 숨김없이 쏟아냈다. 공신들의 얘기를 다 듣고 난 유방은 “너희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나는 계책을 짜서 천 리 밖 승부를 결정짓는 일에 자방(子房·장량)만 못하고, 나라를 안정시키고 백성을 달래며 전방에 보급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일은 소하(蕭何)만 못하다. 대군을 통솔해 싸웠다 하면 승리하고 공격했다 하면 틀림없이 영토를 손에 넣는 일이라면 내가 한신(韓信)만 못하다. 이것이 내가 천하를 얻은 까닭이다.” 유방은 자신의 능력이 장량, 소하, 한신만 못하다고 했다. 이것이 유명한 ‘세 사람만 못하다’는 삼불여(三不如)다.

‘공정’이란 브랜드로 야권의 독보적인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윤 전 검찰총장을 향해 여권에서는 법치와 정의만으로는 대한민국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고 한다. 정치경력이 전무 한 데다 경제, 외교, 안보 분야에 약점이 많다는 것이다.

맹자 ‘이루(離婁)’ 상(上)에는 “생각지도 못한 명예도 있고, 완벽함을 추구하다 받는 비난도 있다”는 말이 있다. 명예와 비난이 항상 자신이 한 일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말한다. 윤 전 총장이 이런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우리 총장님”이라는 말을 들으며 검찰총장 자리에 오른 윤 전 총장은 결국 자신의 소임에 완벽함을 추구하다가 정치권력의 눈밖에 났다. 윤 총장은 결국 야권의 가장 강력한 대통령 후보의 자리에 올랐다. 윤 전 총장이 최근 전직 CEO와 장성, 관료 등과 소통하며 경제 외교 안보를 열공 중이라고 한다. 삼불여 윤 전 총장에게 경제·외교·안보의 장량, 소하, 한신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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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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