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역대 최대 규모 수주…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도 뒤이어
지난 3월 세계 전박 발주량 55% 차지…포항철강업계 "철강 수요 기대"

삼성중공업이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총 7천942억원 규모의 1만5천TEU급 초대형 LNG 연료추진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했다고 지난 3월 9일 공시했다.사진은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만3천TEU급 컨테이너선.연합
지난해 말부터 국내 조선업계가 잇따라 초대형 선박 수주에 성공하면서 최근 수년간 침체의 늪에 빠져 있던 조선관련 철강업계도 숨을 돌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 따르면 지난달 26일 삼성중공업이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마린이 발주한 1만2천TEU급 컨테이너선 20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조선업 사상 역대 최대규모의 수주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1만2천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 66척 중 34척을 수주했으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까지 합치면 55척에 이른다.

삼성중공업만 선전을 한 게 아니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이 영국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3월 중 세계 선박 발주량(520만CGT)의 55%인 286만 CGT(63척)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실적에서도 발주량 1천24만CGT중 한국이 52%인 532만CGT를 수주했다.

이처럼 수주량이 늘어나면서 한국의 수주잔량이 2천48만CGT로, 가격 공세를 펼쳐온 중국(2천717만CGT)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조선소별로는 삼성중공업(705만CGT)·현대중공업(534만CGT)·대우조선해양(474만CGT)·현대삼호중공업(430만CGT)·현대미포조선(224만CGT)이 세계 1위~5위를 차지했다.

특히 최근 수주물량만 늘어난 게 아니라 신조선박 가격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8천950만 달러~9천50만 달러, 컨테이너선이 1억500만 달러~1억1천300만 달러로 오르는 추세여서 철강업계로서는 호재가 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박을 싹쓸이하며 독주 체제에 나서게 된 것은 환경규제 강화와 컨테이너선 초대형화에 따른 선진기술력이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 3사는 그동안 탈탄소시대를 맞아 수소추진선, 자율운항선박 등 혁신기술 개발에 주력해 온 결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조선시장을 압도해 온 중국은 물론 일본까지 제쳤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세계를 움츠리게 만들었던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되면서 나래를 펴기 시작한 데다 운임 인상·선령 도래 선박 증가 등 글로벌 발주 환경이 호전되고 있어 발주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늘어나면서 중국·일본에 비해 기술력이 앞선 국내 3사의 수주물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호재 중 하나다.

또한 올들어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유조선 및 해상플랜트 물량과 LNG운반선 및 LNG추진선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올 하반기부터는 철강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수주량 증가와 함께 선박가격도 오르고 있어 철강업계로서는 희소식이다.

수주량이 늘더라도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경우 올들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철강 가격으로 인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자칫 적자경영도 불가피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조선업계 분위기에 포항철강업계 A사 관계자는 “아직 눈에 확 띌 만큼 물량이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하반기부터는 지난해 수주한 선박 물량부터 철강수요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며 “최근 철강 가격이 급등하고 있긴 하지만 수주 선가도 상승하고 있어 지난 수년간 침체 됐던 철강업계로서는 단비 같은 소식”이라고 기대감을 내보였다.

한편 포항철강산업단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단지 내 생산액이 8천900억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 같은 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1조 원 대 생산을 기록하는 등 평년 수준으로 되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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