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환 동부본부장
황기환 동부본부장

중국의 문화공정에 한복도 소환됐다. 김치와 삼계탕이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왜곡과 함께 한복마저 ‘중국문화’로 소개된 것이다. 논란은 중국의 한 전자제품 기업이 스마트폰 배경화면에 한복을 ‘중국문화’로 소개하면서 촉발됐다. 이 기업은 논란이 확산하자 문구에 ‘중국’만 삭제한 채 ‘문화’로만 수정했다. 한마디로 한복을 ‘한국문화’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심보다.

중국의 포털사이트와 기업이 앞장선 억지주장이 갈수록 집요한 모양새다. 하지만 한복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우리 민족의 전통의상이다. 한복에는 한국인들의 사상과 의식이 그대로 배어있기 때문이다. 한복 문화를 널리 확산시키고 꾸준히 알려 나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때마침 미국의 한 도시 시장이 한복에 갓까지 쓰고 한복의 날을 선포했다는 소식이다. 외국 지자체 중 최초로 한복의 날을 선포한 미국의 소도시 테너플라이 이야기다. 이 도시 시장 마크 진너는 “한복이 한국의 전통 복식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코리안’이라는 단어를 정식 명칭에 넣었다”고 했다. 한복의 우수성과 문화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지난 9일부터는 천년고도 경주에서도 한복 문화 확산을 위한 ‘한복문화주간’이 열리고 있다. 한복을 일상 문화로 향유할 수 있도록 열흘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이 연출된다. 주 무대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황리단길과 아름다운 유적지다. 특색있는 경주만의 한복 문화를 널리 알리기에 안성맞춤이다. 프로그램 중에는 아름다운 한복 사진과 그림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있다. 신라복 제작 체험과 유명 유적지에서의 패션쇼도 펼쳐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행사가 한복의 화려함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이다.

이제는 문화공정에 대한 정부의 높은 관심과 강력한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 뒷짐만 지고 있는 모습은 오히려 중국의 끈질긴 문화 왜곡을 부추길 수도 있다. 더욱 적극적인 대응만이 문화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황기환 동부본부장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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